[경제학 원론 산책] 완전경쟁시장에서 기업은 가격 수용자가 됨

(22) 단기에서의 완전경쟁시장
게티이미지뱅크
이번주부터는 상품시장의 작동원리를 살펴보자. 상품시장의 작동원리에서 수요자가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면 시장에서 주어진 가격에 따라 구매 의사결정을 하게 되므로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고 주로 생산자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의 정의는 지난주에 살펴본 바와 같이 첫째, 시장에서 상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이 무수히 많아야 한다. 둘째, 시장에 참여하는 수많은 생산자가 동질적인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셋째 조건은 시장에 진입하고 퇴출하는 데 있어 어떤 진입과 퇴출 장벽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완전경쟁시장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한 가지 더 생겼는데, 추후에 배울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품 거래와 관련한 정보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완벽히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설명에서는 앞의 세 가지 조건만 가지고 완전경쟁시장을 설명하겠다.

기업은 가격의 수용자

완전경쟁시장에는 수많은 기업이 생산을 하고 있지만 그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의 질이 모두 동질적이다 보니 개별 기업이 시장가격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완전경쟁시장에서 생산을 하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므로 가격수용자라고 부르며, 시장수요곡선이 아니고 시장가격에서 수평이 되는 수요곡선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완전경쟁시장에서 시장수요곡선이 수평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 직면한 수요곡선이 수평이 되는 것으로, 시장수요곡선은 수요의 법칙에 따라서 당연히 우하향한다.

개별 기업의 생산량 결정

완전경쟁시장에서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므로 개별 기업은 그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 기업은 주어진 시장가격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상품의 판매량만 결정하면 된다. 지난번에 상품 가격이 언제나 기업의 평균 수입이 된다고 했는데,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개별 기업이 직면한 상품의 가격이 일정하므로 상품 가격이 한계수입도 된다. 한계수입은 기업이 상품을 추가로 판매했을 때 얻는 수입이므로 가격이 일정하면 가격이 바로 한계수입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기업이 시장가격과 한계비용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생산하면 이윤이 극대화된다. 시장가격과 한계비용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이윤이 극대화되는 생산량이 결정되지만 이윤이 0 이상이어야 기업이 실제 생산을 할 수 있으므로 이윤 극대화 생산량에서 가격과 평균 비용을 확인해 평균 수입인 가격이 평균 비용보다 큰지를 확인해야 한다.

단기 이윤 극대화 생산량

기업은 0 이상의 이윤이 있어야 생산을 하지만 단기에서는 한 번 더 이윤 극대화 생산 수준을 결정하는데 고려할 요인이 있다. 역시 지난번에 단기에는 고정비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비용은 생산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비용이므로 단기에서 생산량을 결정할 때는 가격이 고정비용을 제외한 평균 가변비용보다 크기만 하면 생산을 계속해야 한다. 생산 수준을 결정하는데 이미 들어간 비용을 고려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정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은 고정비용을 모두 매몰비용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이 생산을 그만두었을 때 중고시장에 고정생산요소였던 기계를 판매라도 해서 고정비용 중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하면 기업의 생산 수준은 가변비용에 회수 가능한 비용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고정비용을 모두 매몰비용으로 간주하고 설명해나갈 것이다.

단기 조업 중단과 손익분기

고정비용을 모두 매몰비용으로 간주하는 경우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생산량에서 시장가격이 평균 가변비용보다 높기만 하면 생산을 하므로 시장가격이 기업의 평균 기변비용과 같아지는 가격을 조업중단가격이라고 한다. 조업중단가격보다 시장가격이 높다고 해도 조업중단가격은 가변비용만을 고려한 것이므로 기업의 전체 이윤은 0보다 작아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윤을 극대화하면서 0 이상의 이윤을 얻으려면 시장가격이 고정비용까지를 포함해서 계산된 평균 비용보다 커야 하므로 시장가격이 고정비용과 같아질 때의 가격을 손익분기가격이라고 한다.

√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완전경쟁시장의 정의는 첫째, 시장에서 상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이 무수히 많아야 한다. 둘째, 시장에 참여하는 수많은 생산자가 동질적인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셋째, 시장에 진입하고 퇴출하는 데 있어 어떤 진입과 퇴출의 장벽도 없어야 한다. 근래 들어 완전경쟁시장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한 가지 더 생겼는데, 추후에 배울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품 거래와 관련한 정보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완벽히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