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C 2022]유틸렉스, '4-1BB·PD-L1' 이중작용제 동물 효능 결과 공개

단일 요법보다 암세포 더 감소
유틸렉스가 면역을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면역관문을 억제하는 이중작용제 후보물질의 동물 효능실험 결과를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틸렉스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SITC에서 면역항암제 신규 후보물질 ‘EU505’의 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공개했다. EU505는 자회사 판틸로고스와 공동개발하는 후보물질이란 설명이다.EU505는 면역 기전을 활성화하는 ‘4-1BB’를 자극하는 항체에 면역관문 ‘PD-L1’과 결합하는 ‘PD-1 유사 리간드’를 붙인 구조(항체-트랩)로 설계됐다. 이 PD-1 유사 리간드는 자연 상태의 PD-1보다 결합력이 100배 더 강하다고 했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의 PD-1이 종양세포의 PD-L1에 결합하기 전에 먼저 달라붙어 면역관문의 활성을 막는 기전이다. 면역관문이 활성화되면 면역세포가 종양세포를 공격하지 못한다.

권병세 유틸렉스 회장(사진)은 “면역관문을 차단하는 동시에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를 내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적극적으로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4-1BB를 처음으로 발굴했다.

이날 중국의 하버바이오메드도 유사한 기전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HBM7008’의 포스터를 발표했다. HBM7008은 4-1BB를 활성화하는 항체와 면역관문 ‘B7-H4’를 억제하는 항체를 연결한 이중항체다. B7-H4을 표적으로 승인된 면역관문억제제는 아직 없다. 연구개발 속도는 하버바이오메드가 앞서고 있다. 영장류 독성시험을 마친 하버바이오메드는 지난달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유틸렉스의 EU505는 현재 전임상 단계다.

실험쥐에서 확인한 효능은 양사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EU505는 암세포를 이식한 쥐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EU505는 투약용량에 비례해 암세포 크기를 감소시켰다. 약물 용량 증가와 암세포 감소 간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PD-L1 면역관문억제제와 4-1BB 활성제, EU505(항PD-L1·4-1BB 활성제)의 효능을 비교하는 실험에서는 EU505, 4-1BB 활성제, PD-L1 면역관문억제제 순으로 암세포 감소의 정도가 컸다. 종양미세환경에서 혈관을 생성하고 암 전이를 일으키는 ‘VEGF’를 막는 VEGF 항체와의 병용에서도 EU505가 유의미한 효능을 보였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실험쥐에 HBM7008과 우렐리무맙(4-1BB 활성제)의 비교 임상을 수행했다. 그 결과 고농도군(1mg/kg)에서 암세포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으나, 우렐리무맙과 효능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암세포가 사라진 뒤 암세포를 재투여했을 때도 약효가 지속됐다.

권 회장은 “4-1BB 신호 관련 신약후보물질은 유틸렉스와 하버바이오메드 외에도 다양한 신약벤처·글로벌 빅파마에서 임상을 진행 중으로 면역항암제 개발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며 “내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EU505에 대한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