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달러 증발' 아마존, AI음성 축소하고 로봇팔 도입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다. 최근 전 세계 상장기업 가운데 역대 최초로 시가총액이 고점 대비 1조달러(약 1360조원) 증발하는 등 증시 및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인공지능(AI) 음성 서비스 '알렉사' 사업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렉사는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야심작이다. AI 음성 서비스는 앞으로 기기 간 연결을 위한 핵심 도구가 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구글(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시리), 삼성전자(빅스비) 등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분야다.하지만 수년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현 경영진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렉사 사업부에서 일하는 직원만 1만명 이상인 등 투자 규모를 계속 늘려왔지만, 수년째 연간 기준 50억달러를 웃도는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알렉사 이용자들이 일부 기능만 쓰고 있는 점 등을 토대로 재시 CEO는 알렉사에 또 다른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될 새로운 기능을 첨가할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날 아마존은 또 다른 비용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창고 로봇팔 '스패로우'를 선보였다. 기존에 창고 직원들의 제품 감지, 선별, 처리 등 단순반복 작업을 로봇팔이 대체하도록 해 물류비를 아끼겠다는 취지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30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과 2020년에는 각각 330억달러, 210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동안 밀려드는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고자 창고 근무자 등 80만명 이상을 고용해 대대적인 확장경영을 펼쳤지만, 올들어 긴축경영으로 선회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