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우유 하나에 '1700원'…유제품 줄줄이 오른다

빙그레, 유제품 가격 인상 결정…'밀크플레이션' 현실화
사진=빙그레
우유 가격 인상 영향으로 관련 상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유업체가 흰 우유 가격을 오는 17일부터 올리기로 한 가운데 빙그레가 가공유와 요거트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우유가 원료인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빙그레는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11일 밝혔다. 각 유통채널과 협의를 거쳐 이달 중순 이후 단계적으로 올릴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 후 1년여 만이다. 바나나맛우유(240mL)의 경우 편의점 가격 기준 기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200원) 인상한다.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굿모닝우유(900mL) 가격은 8%, 요플레 오리지널은 16% 오른다.

빙그레는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설탕, 커피 등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물류 비용, 환율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제조원가가 급등했다.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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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 가격 인상 등을 반영해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L 가격은 17일부터 대형마트 판매 가격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오를 예정이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동원F&B 등도 5~11% 수준으로 우유 가격을 인상한다. 앞서 원유 가격이 상당히 오른 탓에 흰 우유 1L 가격이 3000원을 넘을 수 있단 예상도 나왔지만, 유업계에서 인상폭을 조정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가격을 L당 49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 L당 3원씩 추가로 지급해 사실상 L당 52원이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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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요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상황에서 원유연동제에 따른 추가 가격 인상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우유와 버터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커피, 빵, 과자 등 식품 전반 물가를 높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