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업 받던 1980∼90년대생 오너가 3·4세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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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 세 아들 역할 분담 뚜렷해져
코오롱 이규호·CJ 이선호 역할 강화…롯데 신유열 행보도 관심
그동안 '경영 수업'을 받아 오던 1980∼90년대생 재계 3∼4세가 보폭을 넓히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4대 그룹에서는 1960∼1970년대생 3∼4세가 모두 '회장' 직함을 달고 전면에 나선 가운데, 다른 그룹에서도 1980∼90년대생 오너 일가 자제들이 속속 경영 시험대에 올라 재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할 전망이다.
◇ 한화, 장남 김동관 중심으로 사업 재편 속도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세대교체 작업이 활발한 곳은 한화그룹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금도 일주일에 2∼3일 사무실에 출근하며 경영 전반을 챙기는 등 여전히 건재하지만, 사실상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굵직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사장이 된 지 2년만인 지난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한화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총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 3곳에 분산됐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 데 이어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해 한화솔루션 내 비(非)태양광 사업 부문을 분할하기로 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삼남 김동선(33)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도 맡게 되면서 내년 3월 인적 분할을 앞둔 갤러리아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장남인 김 부회장이 제조 전반과 방산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37)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삼남 김동선 본부장이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식으로 승계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
◇ 코오롱 이규호·CJ 이선호, 미래 성장동력 발굴 나서 코오롱그룹에서는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8)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시험대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내년 1월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이사로 내정돼 향후 미래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018년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전격 선언하면서 아들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나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성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CJ그룹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2)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임원(경영리더)급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실장을 맡으며 미주 지역을 넘어 유럽과 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 사업 전반의 전략을 관장한다.
이 실장이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M&A), 식물성 식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총괄하는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향후 글로벌 성과를 토대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6) 상무는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임명됐다.
신 회장 역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신 상무의 합류를 두고 3세 경영 준비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주목받은 가운데 이달 말 단행될 그룹 인사에서 역할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30대의 젊은 3∼4세들이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면 이제는 직접 경영에 뛰어들고 중책을 맡는 등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분 아직 미미…승계 자금 마련 등 주목
다만 실제로 이들에게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이 각각 1.67%를 보유 중이다.
김 부회장이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받은 분위기지만 아직 지주사 지분이 미미한 만큼 향후 김 회장의 지분이 세 아들에게 어떤 식으로 상속·증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지분 5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나왔으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CJ그룹의 경우 최근 CJ올리브영의 연내 IPO 계획을 잠정 중단하면서 승계 작업 속도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CJ그룹은 지주사인 CJ㈜를 통해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최대 주주인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이 42.07%인 반면 이선호 실장(2.99%)과 장녀 이경후(37) CJ ENM 경영리더(1.33%)의 지분율은 매우 낮다.
반면 CJ올리브영의 경우 오너 일가(이선호 11.04%, 이경후 4.21%)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IPO 추진과 오너 일가의 승계 자금 마련을 연관 지어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규호 사장의 경우 보유한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전혀 없는 상태다.
신유열 상무 역시 한일 양국 롯데 계열사에 지분이 전혀 없다.
◇ 현중 정기선·LX 구형모는 이미 승계 본격화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1982년생 정기선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3월 그룹 대표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지주사 HD현대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2002년 이후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권오갑 회장 등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 사장이 지주사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LX그룹의 경우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35)이 올해 3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다. 현재 경영 전략 수립·실행, 경영 이슈 전반의 분석·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구 전무는 작년 1대 주주인 구 회장에게 LX홀딩스 지분 11.15%를 증여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코오롱 이규호·CJ 이선호 역할 강화…롯데 신유열 행보도 관심
그동안 '경영 수업'을 받아 오던 1980∼90년대생 재계 3∼4세가 보폭을 넓히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4대 그룹에서는 1960∼1970년대생 3∼4세가 모두 '회장' 직함을 달고 전면에 나선 가운데, 다른 그룹에서도 1980∼90년대생 오너 일가 자제들이 속속 경영 시험대에 올라 재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할 전망이다.
◇ 한화, 장남 김동관 중심으로 사업 재편 속도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세대교체 작업이 활발한 곳은 한화그룹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금도 일주일에 2∼3일 사무실에 출근하며 경영 전반을 챙기는 등 여전히 건재하지만, 사실상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굵직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사장이 된 지 2년만인 지난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한화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총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 3곳에 분산됐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 데 이어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해 한화솔루션 내 비(非)태양광 사업 부문을 분할하기로 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삼남 김동선(33)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도 맡게 되면서 내년 3월 인적 분할을 앞둔 갤러리아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장남인 김 부회장이 제조 전반과 방산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37)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삼남 김동선 본부장이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식으로 승계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
◇ 코오롱 이규호·CJ 이선호, 미래 성장동력 발굴 나서 코오롱그룹에서는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8)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시험대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내년 1월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이사로 내정돼 향후 미래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018년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전격 선언하면서 아들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나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성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CJ그룹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2)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임원(경영리더)급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실장을 맡으며 미주 지역을 넘어 유럽과 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 사업 전반의 전략을 관장한다.
이 실장이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M&A), 식물성 식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총괄하는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향후 글로벌 성과를 토대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6) 상무는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임명됐다.
신 회장 역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신 상무의 합류를 두고 3세 경영 준비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주목받은 가운데 이달 말 단행될 그룹 인사에서 역할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30대의 젊은 3∼4세들이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면 이제는 직접 경영에 뛰어들고 중책을 맡는 등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분 아직 미미…승계 자금 마련 등 주목
다만 실제로 이들에게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이 각각 1.67%를 보유 중이다.
김 부회장이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받은 분위기지만 아직 지주사 지분이 미미한 만큼 향후 김 회장의 지분이 세 아들에게 어떤 식으로 상속·증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지분 5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나왔으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CJ그룹의 경우 최근 CJ올리브영의 연내 IPO 계획을 잠정 중단하면서 승계 작업 속도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CJ그룹은 지주사인 CJ㈜를 통해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최대 주주인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이 42.07%인 반면 이선호 실장(2.99%)과 장녀 이경후(37) CJ ENM 경영리더(1.33%)의 지분율은 매우 낮다.
반면 CJ올리브영의 경우 오너 일가(이선호 11.04%, 이경후 4.21%)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IPO 추진과 오너 일가의 승계 자금 마련을 연관 지어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규호 사장의 경우 보유한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전혀 없는 상태다.
신유열 상무 역시 한일 양국 롯데 계열사에 지분이 전혀 없다.
◇ 현중 정기선·LX 구형모는 이미 승계 본격화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1982년생 정기선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3월 그룹 대표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지주사 HD현대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2002년 이후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권오갑 회장 등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 사장이 지주사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LX그룹의 경우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35)이 올해 3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다. 현재 경영 전략 수립·실행, 경영 이슈 전반의 분석·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구 전무는 작년 1대 주주인 구 회장에게 LX홀딩스 지분 11.15%를 증여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