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길위에서 죽은 야생동물 4만3천마리…67%는 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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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누락 감안하면 10만마리 추정…국토 1㎢당 도로 1㎞
생태통로·유도울타리 설치하면 80% 줄어 최근 3년 동안 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야생동물이 4만마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생태적응팀 연구진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과학기반의 로드킬 저감 및 생태통로 개선 노력과 그 효과' 보고서에서 2019∼2021년 로드킬을 당한 야생 포유류와 조류가 4만3천660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종별로 보면 고라니가 2만9천349마리로 전체 로드킬의 67.2%를 차지했다.
이어 너구리 5천437마리, 노루 2천39마리, 족제비 671마리, 멧돼지 573마리, 오소리 522마리, 멧토끼 161마리 순이었다. 도로 유형별로는 국도에서 2만9천86마리, 시·군·구도에서 6천29마리, 고속도로에서 2천254마리, 지방도에서 3천192마리가 스러져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까지 한국에 건설된 도로는 총 11만3천405㎞로, 국토 1㎢당 도로가 1㎞ 이상 깔려있다.
생활권이 0.8∼1.2㎢인 너구리 입장에서는 1㎞ 넘는 도로를 끼고 살아가는 셈이다. 연구진은 미수집 사례를 포함하면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은 10만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부터 '동물 찻길 사고 조사 및 관리 지침'을 만들어 포유류와 조류의 로드킬 발생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다람쥐처럼 덩치가 작은 설치류는 통계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로드킬을 줄이고 도로로 단절된 생태축을 잇기 위해 생태통로와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를 설치해왔다. 실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도로 50곳에 생태통로와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 등 로드킬 저감 시설을 설치한 결과, 로드킬 발생 건수는 2019년 1천197건에서 2021년 237건으로 80.2% 감소한 바 있다.
송의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도로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건설한 건데, 언제까지 인간만 편의를 누릴 순 없다"며 "지구상에 다른 생물체 없이 인간만 살 수 있냐면 그럴 수 없다는 데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대형 포유류의 로드킬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도 발생시킨다.
야생생물을 떠나서 사람도 다치고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문제"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1994년 유해야생생물로 지정된 고라니는 서식밀도가 너무 높아 농림수산업에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인정되면 포획될 수 있다. 국내에는 70만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제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 취약(VU·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연합뉴스
생태통로·유도울타리 설치하면 80% 줄어 최근 3년 동안 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야생동물이 4만마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생태적응팀 연구진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과학기반의 로드킬 저감 및 생태통로 개선 노력과 그 효과' 보고서에서 2019∼2021년 로드킬을 당한 야생 포유류와 조류가 4만3천660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종별로 보면 고라니가 2만9천349마리로 전체 로드킬의 67.2%를 차지했다.
이어 너구리 5천437마리, 노루 2천39마리, 족제비 671마리, 멧돼지 573마리, 오소리 522마리, 멧토끼 161마리 순이었다. 도로 유형별로는 국도에서 2만9천86마리, 시·군·구도에서 6천29마리, 고속도로에서 2천254마리, 지방도에서 3천192마리가 스러져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까지 한국에 건설된 도로는 총 11만3천405㎞로, 국토 1㎢당 도로가 1㎞ 이상 깔려있다.
생활권이 0.8∼1.2㎢인 너구리 입장에서는 1㎞ 넘는 도로를 끼고 살아가는 셈이다. 연구진은 미수집 사례를 포함하면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은 10만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부터 '동물 찻길 사고 조사 및 관리 지침'을 만들어 포유류와 조류의 로드킬 발생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다람쥐처럼 덩치가 작은 설치류는 통계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로드킬을 줄이고 도로로 단절된 생태축을 잇기 위해 생태통로와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를 설치해왔다. 실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도로 50곳에 생태통로와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 등 로드킬 저감 시설을 설치한 결과, 로드킬 발생 건수는 2019년 1천197건에서 2021년 237건으로 80.2% 감소한 바 있다.
송의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도로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건설한 건데, 언제까지 인간만 편의를 누릴 순 없다"며 "지구상에 다른 생물체 없이 인간만 살 수 있냐면 그럴 수 없다는 데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대형 포유류의 로드킬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도 발생시킨다.
야생생물을 떠나서 사람도 다치고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문제"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1994년 유해야생생물로 지정된 고라니는 서식밀도가 너무 높아 농림수산업에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인정되면 포획될 수 있다. 국내에는 70만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제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 취약(VU·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