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 걸리면 서울로'…작년 신규 암 환자 절반 서울서 치료

서울밖 거주 환자 3명 중 1명 '서울 원정'…쏠림 여전
지역별 의료 격차가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면서 암 환자들의 서울 쏠림이 계속되고 있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증질환 산정특례(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 대상으로 등록하고 진료를 받은 신규 암 환자 35만1천128명 가운데 16만8천830명이 서울 소재 의료기관서 진료를 받았다.

전체의 48%로, 전국 신규 암 환자 2명 중 1명꼴로 서울서 진료를 받은 것이다.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는 암을 비롯해 진료비 본인부담이 높은 중증질환, 희귀질환 등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경감해주는 제도다. 작년 신규 암 환자 35만1천128명 가운데 주민등록 주소지가 서울인 환자는 6만6천240명으로 19%가량이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 환자였다.

주소지가 서울인 환자가 모두 서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봤다고 가정하면, 다른 지역 암 환자 셋 중 한 명 이상은 서울로 원정 치료를 간 셈이다.

암 종류별로 보면 뇌암(57.4%), 중피성연조직암(57.2%), 식도암(57.1%), 췌장암(55.0%) 등의 순으로 전체 환자 중 서울 진료 환자의 비중이 높았다. 환자들의 서울 쏠림 현상은 최근 발표된 '2021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서도 확인된다.

작년 서울의 전체 의료보장 진료비 26조1천35억원 중 36.9%인 9조6천372억원이 타지역에서 유입된 환자들의 진료비였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에 걸릴 경우 서울 큰 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더 뚜렷하다. 지역별로 의료자원 등의 격차가 여전한 탓에 환자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행을 택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의사의 30% 가까이 서울 지역에 몰려 있어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가 서울은 305.6명인 데 반해 경북은 126.5명에 불과하다.

암 환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 기회도 지역별 격차가 커서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에선 국내에서 진행되는 전체 항암제 임상의 94%에 참여할 수 있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는 임상의 비중은 많아야 10%대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