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서 月 4000만원"…아내 위해 만든 게 '대박'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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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여가 플랫폼 솜씨당 정명원 대표“예전에는 공방을 운영하는 작가님 중 월 200만원가량 버는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일일이 전화로 예약을 받으니 본업보다 준비 시간이 더 걸렸죠. 솜씨당은 앱 하나로 예약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합니다. 지금은 월 3천만원~4천만원 버는 작가들도 생겼죠.”
공방 운영하던 아내, 밤새 예약과 씨름
에어비앤비처럼 플랫폼 만들어 대박
"작가 수입 10배 넘게 오른 곳 많죠"
취미 플랫폼 전쟁이 뜨겁다. 코로나 기간 너도나도 앞다퉈 온라인 클래스 시장에 도전할 때 오직 오프라인에만 집중한 곳이 있다. '온라인으로는 절대로 오프라인만이 주는 경험을 줄 수 없다. 취미는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후발주자에서 창업 4년 만에 가파르게 성장한 취미여가 플랫폼 '솜씨당' 정명원 대표(36)를 지난 11월15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테니스 선수였던 정 대표는 운동을 접고 기획 쪽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는 것을 봤다. 당시 생소했던 앱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 '안드로이드 카페'를 만들자 대박이 났다. 회원수 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카페에서 유행했던 콘텐츠는 카카오톡 테마 스킨 교체였다. 이를 폰테마앱으로 만들어 양대 마켓에 출시했다. 이 앱이 누적 다운 3000만건을 돌파했고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했다. 네이버 계열사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8년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당시 공방을 운영하던 아내가 일하던 모습을 봤죠. 고객을 모으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기고 이체 여부를 확인하느라 밤잠을 못 이루더라고요. 왜 취미 플랫폼 시장엔 에어비앤비나 야놀자가 없을까 고민 끝에 창업했습니다."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숙박 플랫폼은 원하는 날짜만 선택하면 상담없이 바로 예약이 가능하지만, 클래스는 작가별로 정해진 시간과 좌석을 선택해야 한다. 한번에 들을 수 있는 수강 인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항공권이나 영화관 예약 시스템과 비슷하다. 솜씨당은 클래스에 특화된 예약 시스템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솜씨당에서는 수강 가능한 클래스 시간대와 인원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바로 결제가 가능해 예약이 간편하다. 덕분에 작가들은 클래스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다.다양한 플랫폼과의 연동 문제도 고려했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모아야 하는 작가들의 고민을 풀기 위해서다. 솜씨당 앱 하나면 △네이버 쇼핑 △예약 △플레이스 △쿠팡까지 6개 플랫폼을 한번에 등록·관리가 가능하다. 최대 예약 인원이 넘어가는 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과거 공방에서 월 1000만원을 벌려면 상담하는 데만 엄청난 시간을 써야만 했다"며 "이제 혼자서도 공방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작가의 80~90%는 이탈하지 않고 계속 쓴다"고 말했다.
취미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현재 목공예 시장만 놓고 보면 연간 1조원 시장에 달한다. 전체 취미 시장은 그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그는 "주 4.5일제 근무가 확산된다면 미국 일본처럼 취미가 일상이 되는 문화로 바뀔 것"이라며 "국내 취미공예 시장은 연간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솜씨당은 2030 여성 고객 비율이 78.9%로 압도적이다. 4년간 약 90만명이 이용했다. 양대 앱마켓 다운로드도 100만건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성인 시장을 넘어 키즈 공예 시장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키즈 콘텐츠 전문 작가 2만명을 모았다. 공방 체험 등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강점이다. 핸드메이드 마켓 서비스도 리뉴얼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 이후 취미 시장이 다시 재개되고 있다"며 "내년 매출 5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명원 대표 인터뷰 전문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새로운 취미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취미여가 플랫폼 '솜씨당'의 대표 정명원입니다. 2010년 스마트폰을 꾸미는 폰테마샵으로 첫 창업을 했습니다. 당시 앱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을 기록하고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했습니다. 이후 손자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도돌런처, 도돌폰, 도돌 키보드' 등 글로벌 플랫폼 운영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2018년 6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연쇄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저는 원래 테니스 선수였습니다. 운동을 접고, 기획 쪽 일을 하다가 2010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는 것을 봤습니다. 회원 수 300만 규모의 국내 최대 안드로이드 카페를 운영하며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림에 재능있는 분들이 카카오톡 테마를 만들어 공유하고, 그렇게 공유된 테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재능을 수익으로 연결하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으로 ‘폰꾸미기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취미 플랫폼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네이버 계열사 대표로 일하던 당시 임신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아내가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새로운 재능을 찾고, 공방을 창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객을 모으기 위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일이 댓글을 남기며 가격을 안내하고, 이체를 확인하느라 밤잠을 못 이루더군요. 클래스 예약에 적합한 플랫폼이 없는 게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솜씨당을 창업했습니다. 아내처럼 임신우울증과 경력단절로 인해 사회생활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였으면 합니다.”Q.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온라인 클래스로 클래스101과 같은 서비스가 한창 떠오르던 상황이었죠. 코로나가 터지던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나 고민이 컸습니다. 하지만 취미여가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본질이라 생각해 오프라인에 집중했습니다.”
Q. 어떤 강점이 있나요.
“솜씨당은 온라인을 통해 즐길 수 없는 베이킹, 수공예, 미술 등 오프라인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중 요리, 수공예 관련 콘텐츠는 4000여개 이상으로 국내 최대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방을 운영하는 작가분들이 콘텐츠에 집중할수 있도록 ‘통합운영시스템'을 제공해 높은 만족도와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Q. 취미 플랫폼계의 야놀자와 비슷하네요.
"숙박은 원하는 날짜만 선택하면 상담없이 바로 예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클래스 시장에는 이러한 서비스가 없었죠. 솜씨당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구매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회원들이 작가에게 별도로 문의할 필요없이 바로 예약 할 수 있어 작가가 혼자서도 공방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솜씨당을 한번 써본 작가들은 80~90%는 이탈하지 않고 계속 씁니다."Q. 공방 작가들 수익이 많이 늘었나요.
“서비스 초기에 비해 작가들의 평균 수입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부업으로 공방을 운영하다가 솜씨당에 입점하고나서 월 2000~3000만원 수준으로 수익이 올라가 공방을 본업으로 전환하시는 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솜씨당은 작가분들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다 채널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솜씨당 앱 하나로 △네이버 쇼핑 △예약 △플레이스 △쿠팡 등 7개 등록·관리가 가능합니다. 다 채널관리에서는 최대 인원이 오버부킹 되는 사례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Q. 벤치마킹 사례가 있나요.
“솜씨당의 클래스 예약 시스템은 정해진 시간과 좌석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항공이나 영화관과 비슷합니다. 단 공방에서 진행하는 클래스는 평균 8명으로 최대 인원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스톱 예약 솔루션과 통합운영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Q. 시장 규모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취미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삼은 기준이 있습니다. 네이버에 한달 동안 올라오는 공예 관련 포스팅 수 입니다. 그렇게 작가 한명이 수강생을 모으는 수를 추산했습니다. 월 최소 7만~10만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목공예 시장만 놓고 보면 연간 1조원 시장입니다. 공예는 작품 판매 시장까지 포함돼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내 취미 공예 시장은 연간 5조원까지 성장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취미가 딱히 없지만, 주 4.5일제 근무가 확산된다면 미국 일본처럼 취미가 일상이 되는 문화로 바뀔 것 입니다."Q. 경쟁사 대비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강조하시나요.
“솜씨당은 오프라인 취미여가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작가의 80% 이상이 공방을 직접 운영하는 전문가로 구성돼 이용자들에게 검증된 취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즌별로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타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자랑합니다.”
Q. 현재까지 실적은 어떻게 되나요.
“솜씨당은 취미시장의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3년간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솜씨당은 양대 앱마켓 100만건 다운로드를 돌파하였고 90만명 이상이 솜씨당을 통해 취미를 경험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입점 작가는 1만2000여 명, 전국 클래스는 2만5000여 개에 달하는 등 국내 최대 콘텐츠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기간은 어떻게 이겨 내셨나요.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 2가지에 집중했습니다.
△첫번째는 프라이빗 클래스입니다. 타인이 아닌 동행인만 수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커플이나 1대1로 배울 수 있는 오프라인 클래스를 확대했습니다. 발빠른 대응으로 오프라인 사업 분야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는 실시간 소통 라이브 클래스입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습니다. 줌으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해주고, 재료 키트도 직접 집으로 보내줬습니다. 향후 이용자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중 원하는 방식으로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는 ‘옴니라인'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솜씨당에서 제공한 ‘솜씨키트’와 함께 집에서도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Q.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키즈 쪽 사업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아이를 위한 지출은 많아지고 있습니다. 클래스 시장에서도 성인보다 키즈 쪽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12월 ‘솜키즈’ 베타 버전을 출시 했습니다. ‘솜키즈’를 통해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된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활성화시켜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Q. 공방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꾸고 계시다고요.
"솜씨당의 핵심은 역량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작가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솜씨당을 더 많은 작가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SaaS)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솜씨당에 클래스가 등록되고, 모객이 이루어지고,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향후 글로벌 진출도 노리고 있습니다.”
Q. 시리즈A 투자유치를 받으셨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60억원을 투자 유치했습니다. 지난 시리즈A 투자 유치를 통해 인력 및 기술 투자에 집중할 수 있었고, 향후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해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작가 및 수강생 회원이 더 좋은 환경에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오프라인 인프라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있습니다. 현재 고양스타필드 클래스콕, 아쿠아필드 하남·센텀, 부산 롯데백화점, 명동 K뷰티 공간에서 오프라인 취미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Q. B2B사업도 활발합니다.
“B2B 시장은 취미여가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외 대기업 170개사, 34,300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워크샵, 온·오프라인 클래스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솜씨당은 다양한 B2B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40여 종의 자체 취미 콘텐츠를 개발했고, 최근 폐쇄형 복지몰에도 입점해 더 많은 직장인분들이 솜씨당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주세요.
“누구나 손쉽게 취미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작가분들이 오로지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솜씨당이 돕고, 이용자들은 취미를 더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솜씨당의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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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