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견제에도…러·이란 정상, 전화회담서 협력 강화 논의

푸틴, 이란 대통령과 통화…우크라사태 장기화 속 밀착 행보
최근 들어 서방에 맞선 밀착 행보를 이어가는 러시아와 이란 양국 정상이 정치·경제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12일(현지시간)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알렸다.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운송과 물류 등을 포함한 정치, 무역,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긴급한 문제들을 논의했다"며 "그들은 러시아와 이란 기관들이 접촉을 늘리는 것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 회담에서 이란의 특별한 지리적 위치를 강조하며 "앞으로 이 수송 루트가 세계 경제와 무역을 위한 매력적인 경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6일 이란 쉬라즈의 시아파 성지 샤체라그 모스크에서 발생한 3인조 무장 괴한 총격으로 최소 15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도 다시 한번 전했다.

전통적으로 긴밀한 양자 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와 이란은 최근 들어 서방 전선에 맞서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이란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 8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측과 안보·에너지·교통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드론을 제공한 사실도 공식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서방은 또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포획한 서방측 무기를 넘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