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구제 16개 조치 발표"

중국 정부가 지난 11일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을 구제할 16개 조치를 내놨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은보감회)는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발표한 통지에서 "부동산 분야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전에 발표된 단편적인 조치들과 달리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직면한 유동성 위기 해결부터 주택 구매자를 위한 계약금 요건 완화까지 넓은 범위를 다룬 패키지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향후 6개월 내 갚아야 할 은행 대출의 상환 기한은 1년으로 연장될 수 있고, 채권에 대한 상환 기간도 연장되거나 협상을 통해 바꿀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는 "해당 패키지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내놓은 가장 강력한 부동산 시장 구제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정책 변화는 일시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은행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이라며 "소식통에 따르면 현행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들에 해당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또한 은행들에 주택 구매자들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 기한 연장에 대해 협상하도록 독려했다.

블룸버그는 "이는 지난 7월 시작된 주담대 상환 거부 운동에 참여한 주택 구매자들 사이 사회적 불안의 위험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2021년 부동산 시장 거품을 단속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은행 대출 상한선을 설정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여러 업체가 잇달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내몰렸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내년까지 갚아야 할 국내외 채무가 최소 2천920억 달러(약 385조 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분양대금을 미리 냈던 수분양자들의 주담대 상환 거부 사태가 빚어졌고, 금융 위기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빚어지는 등 최악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가 계속되면 중국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9월 중국 주택 가격은 2014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중국 은행의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 비율은 30%까지 급등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고 시 주석이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 측근들만을 앉힌 이후 중국 시장에서 이념이 실용주의를 압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중국 당국은 같은 날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영향을 줄이는 방향의 새로운 방역 지침 20개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 두가지 정책이 합쳐져 증시 활황을 위한 연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