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저축 금리 찔끔 올랐는데…깨야 하나, 놔둬야 하나
입력
수정
지면A21
주택청약저축 금리정부가 6년 만에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금리를 인상했지만 인상 폭이 작아 상품 해지를 고민하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년 내 주택 구매 의사가 없는 20~30대는 청약저축 해지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40대 이상 무주택자라면 재가입에 따른 청약 점수의 기회 손실을 감안해 계좌를 유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와의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청약저축 및 국민주택채권 금리를 0.3%포인트씩 인상했다. 청약저축 금리는 현재 연 1.8%에서 2.1%로, 국민주택채권 발행 금리는 연 1.0%에서 1.3%로 올랐다. 청약저축 금리가 인상된 것은 2016년 8월 이후 6년3개월 만이다. 주택채권 금리도 2019년 8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인상됐다.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에 비해 인상 폭이 지나치게 작은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국토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올리면 기금 재무건전성이 손실을 봐 버팀목대출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 금리를 연쇄적으로 올려야 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 금리를 올리지 않으려면 청약저축과 채권 상품 금리 인상 폭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0.3%P 올라 연 2.1%
3년내 집 살 계획 없는
2030이라면 해지 후
고금리 갈아타도 무방
장기 가입 40대 이상은
금리 손해봐도 유지를
급전 필요한 경우라면
청약담보대출 활용할 만
재테크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청약저축을 해지해야 하느냐는 고민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 20~30대는 일단 계좌를 해지해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에 목돈을 예치한 뒤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때 청약저축에 재가입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3년 내에 주택 청약에 도전할 계획이 없는 고객이라면 청약저축을 해지하고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청약저축에 재가입하기 위한 소량의 자금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향후 청약저축 재가입을 권하는 이유는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금리 측면을 놓고 보면 당장의 혜택이 크지 않지만 청약 자격을 부여받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재가입을 겨냥한 소액 자금 예치는 해두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이미 청약저축에 장기간 납입해온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라면 금리 손실을 보더라도 절대 계좌를 해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약을 통한 분양 당첨 확률은 대체로 청약저축 납입 기간이 긴 가입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40대 이상 무주택자라면 이제 청약저축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시기이므로 계좌 유지가 더 낫다.
만약 급전이 필요하다면 청약저축 담보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청약담보대출은 예치금의 최대 95%까지 1년간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청약담보대출 금리는 금융채 1년물 또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기준금리에 1.0~1.7%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규·신잔액 코픽스 기준인 국민·우리은행의 청약담보대출 금리는 연 2~3%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반면 나머지 은행은 연 5~7%대로 높기 때문에 자신의 소득(수익) 대비 이자 부담을 따져보는 게 좋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