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위기 시대의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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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발전하면 '안전 가치' 중요2022년은 엔데믹을 기대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지속적인 금리 인상,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 등 40년 만에 찾아온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적으로 부상하면서 세계는 ‘분열’과 ‘초갈등’의 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이태원 참사는 한국인 모두를 우울증 환자로 만들 만큼 엄청난 트라우마를 낳았다. 최근 위기를 불러오는 세 가지 원인과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개인·기업·정부 시스템 개선해야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첫째, ‘제도화된 위험’이 있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라는 그의 대표 저서에서 21세기는 ‘위험이 중심 현상이 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평등의 가치보다는 안전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부에는 차별이 있지만 스모그에는 차별이 없다”는 그의 명제는 유명하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건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보다는 인재에 가까운 사고들이다.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생산된 위험(manufactured risk)’인 것이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위험이니 사람들 간 소통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축제 행사의 경우 비상벨을 곳곳에 설치해 위험 발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일정 이상의 인파가 몰리면 스마트폰 경보를 울려서 위험을 공지할 수도 있다. 제도화된 위험은 아날로그, 디지털 양 방면에서 조기경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강화해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둘째, ‘초불확실성’이다. 시나브로 한국 경제는 현재 ‘개와 늑대의 시간’에 접어들었다. 어둠이 깔려서 눈앞에 다가오는 물체가 ‘개’인지 ‘늑대’인지 헷갈리는 역대급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난 40년간 환율과 금리 등 거시환경 변수가 이렇게 불확실성에 노출된 때는 처음인 것 같다. 한 달 후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고도의 불확실성에 노출된 경우에는 과거의 성공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유연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기업은 마케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평상시처럼 지속하라고 역사는 말해준다. 개인은 기존 루틴에다가 명상과 감사일기 쓰기를 추가해 회복 탄력성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 실패’가 있다. 정부 실패란 시장 실패로 인한 시장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한 정부 정책이 목적 달성에 실패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비효율성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2008년 이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의 재정 및 통화 정책 등과 같은 적극적 시장개입은 이제 일상사가 됐다. 특히 팬데믹 기간 한국 정부의 빠른 정책 대응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우리 국민의 자부심도 커졌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와 같은 허무한 정부 실패는 충격을 주고 있다. 기존 경찰 시스템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면 축제 경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안전 용역 서비스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폐쇄회로TV(CCTV)로 보행자 수와 교통량을 지켜보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이 발생하면 특수기동대와 같은 안전 요원이 급히 출동하는 유연한 대응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완벽한 안전 대책이 수립돼야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전 세계 MZ세대 외국인 잠재 방문객이 한국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