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정부 비판했던 아즈문, 이란 대표팀에 발탁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 도중 사망한 이란 여대생 의문사 사건을 두고 이란 정부를 비판했던 이란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7·레버쿠젠)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란 대표팀을 지휘하는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은 14일(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갈 국가대표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국가대표 경기(A매치) 통산 65경기에서 41골을 넣은 아즈문은 기량으로 보면 월드컵 출전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지만 최근 이란 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대표팀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케이로스 감독이 선택한 25명에 포함돼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하게 됐다.

올해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이란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아즈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란의 여성과 민중을 죽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에 대한 처벌이 국가대표 제외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설령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이란 언론들은 "이란 정부가 이란 축구협회와 케이로스 감독에게 아즈문 등 최근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던 선수들을 월드컵에 데려가지 말라고 압박 중"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아즈문 외에도 오미드 누라프칸(세파한), 밀라드 살라크(페르세폴리스), 모하마드 레자 아크바리(트랙터), 사만 팔라흐(파이칸) 등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아즈문은 10월 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전치 6~8주 진단을 받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할 명분도 있었다.

아즈문은 이번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19경기에서 13골을 넣은 메흐디 타레미(포르투)와 함께 이란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은 잉글랜드, 웨일스, 미국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란은 21일 잉글랜드와 첫 경기 전에 카타르 도하에서 튀니지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란 국가대표팀 최종명단(25명)
▲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 아미르 아베드자데(폰페라디나), 세예드 호세인 호세이니(에스테글랄), 파얌 니아즈만드(세파한)
▲ 수비수= 에산 하지사피(AEK 아테네), 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페르세폴리스), 라민 레자이안(세파한), 밀라드 모함마디(AEK 아테네), 호세인 카나니자데간(알아흘리), 쇼자에 칼릴자데(알아흘리), 사데그 모하라미(디나모 자그레브), 루스베흐 체슈미(에스테글랄), 마지드 호세이니(카이세리스포르), 아볼파즐 잘랄리(에스테글랄)
▲ 미드필더= 아흐마드 누롤라히(샤바브 알아흘리), 사만 고도스(브렌트퍼드), 바히드 아미리(페르세폴리스), 사에이드 에자톨라히(바일레),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 메흐디 토라비(페르세폴리스), 알리 골리자데흐(샤를루아), 알리 카리미(카이세리스포르)
▲ 공격수= 카림 안사리파드(AC오모니아),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