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첫 여성 대통령 탄생…멜라니아 트럼프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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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53.86%로 당선 확정
1차 투표서 2위, 결선서 역전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재임때
멜라니아 명예훼손 소송 담당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변호사로 일한 여성 변호사가 슬로베니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슬로베니아가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이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슬로베니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나타샤 피르크-무사르(54) 후보가 당선됐다.슬로베니아 국가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를 99.99% 마친 가운데 피르크-무사르의 득표율은 53.86%로 슬로베니아민주당 소속이자 보수정치의 베테랑인 안제 로가르(46) 전 외무장관을 꺾었다. 선관위에 따르면 슬로베니아의 인구 약 200만명 중 투표율은 49.9%이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총 7명의 후보 중 피르크-무사르는 26.9%의 득표율로 2위, 로가르는 34%로 1위로 결선에 진출했는데 결선에서 결과가 역전됐다.
피르크-무사르는 당선 직후 “슬로베니아는 유럽연합(EU)와 민주적 가치를 믿는 대통령을 뽑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세계는 기후 변화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젊은이들은 우리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건강하과 깨끗한 환경에서 살도록 지구를 돌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피르크-무사르는 슬로베니아 국립대인 류블라냐대 법대 출신으로 법조인·언론인·행정가로 활동했다. 피르크-무사르는 2016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슬로베니아 태생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법률 대리를 맡기도 했다. 슬로베니아의 한 여성 잡지가 멜라니아 여사가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 고급 콜걸로 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에 피르크-무사르는 멜라니아의 명예훼손 소송을 담당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