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헬스장 후기 남기겠다" 협박죄 해당?…법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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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무죄 판결헬스장 업주의 불친절한 응대에 인터넷 후기 글을 남기겠다고 말한 20대 여성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
변호인 측 "불법행위 될 수 있어 신중해야"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3단독(김은영 부장판사)은 협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A 씨는 2021년 3월 거주지 인근의 헬스장을 찾아 연간회원권 가격과 제공 서비스 등을 안내받았다. 그러나 해당 업체 인터넷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가격 등이 서로 다른 점을 발견했다.
A 씨가 문자메시지 등으로 이를 문의하자 헬스장 업주 B씨는 "영업장을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관리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A 씨의 계속된 질문에 B 씨가 "지금 경쟁업체에서 알바하는 것이냐"고 화를 내자 A 씨는 "오늘 이런 식으로 응대한 것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말했다.논란이 발생한 이후 A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불친절 행위 글을 올렸으나, B 씨 요청에 따라 게시글을 내렸다.
하지만 B 씨는 A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협박죄에 대해서만 송치했고,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이어 "A씨는 업주의 대응 태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 행위는 업주를 당혹스럽게 하거나 다소 불안감을 느끼게 할 수 있겠으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A 씨를 변호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김건우 변호사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하더라도 그 목적과 수단 및 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어 후 기작성과 사업주에 대한 고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