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B20 서밋 기조연설…"복합위기 해법은 '디지털 전환'"(종합)

2번째 순방지인 발리서 경제외교 주력…"디지털공간 내 '보편적 가치' 힘써야"
윤석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각국 경제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할 해법의 핵심이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공급 혁신'에 있다고 밝혔다.아울러 자유·인권·연대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 순방 두 번째 방문지인 발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주최 'B20 서밋'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내세웠다.B20은 주요20개국(G20) 회원국 경제 단체와 기업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했다.

경제계 시각에서 필요한 정책과제를 발굴·채택해 이를 G20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행사에는 G20 회원국 정상과 고위 관료, 기업 CEO, 주요 경제단체장, 관련 국제기구 관계자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한국에서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김영섭 LG CNS 사장 등이 발리를 찾았다.

국내 주요 경제인들과 함께 '경제외교' 행보에 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글로벌 복합 위기는 수요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며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비용은 올라가고 공급 역량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이어 "따라서 위기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며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며 "저는 늘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민간 중심 공급혁신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에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 규제 혁신 ▲ 디지털 인재 양성 ▲ 디지털 기술 개발 ▲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등 '디지털 전환'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뉴욕 구상'을 통해 밝힌 것처럼 '디지털 질서' 재정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미 뉴욕대(NYU) 주최 포럼 기조연설에서 자유·인권·연대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도록 세계 시민들이 함께 추구해야 할 디지털 질서에 대한 구상을 담은 '뉴욕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측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공간에서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며 "디지털 생태계는 누구에게나 개방돼야 하고 누구나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의의 장으로 B20을 꼽으며 "한국 정부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구축을 위한 G20 차원의 논의를 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공급혁신으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간 협력뿐 아니라 민간-정부, 민간 부문간 협력도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B20을 매개로 하는 기업간 파트너십을 더 강력하게 구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윤 대통령의 4박6일 동남아 순방 일정 중 유일한 기조연설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쥐스탱 트리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현장에서 연설을 청취했다.한편, 인니 B20 의장은 B20 서밋 논의 결과를 종합해 무역·투자, 금융·인프라, 에너지·지속가능성·기후, 디지털화 등 7개 분야에 대한 정책권고문을 마련, G20 정상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