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살난 퇴직연금…불안한 美은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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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60·채권 40의 포트폴리오정석으로 통하는 비율대로 퇴직연금을 주식과 국채에 분산 투자한 미국 은퇴자들까지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식과 국채 수익률이 올해 동반 하락해서다.
수익률 -15%…85년 만에 최악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자산운용사 루트홀드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60 대 40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마이너스 1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937년(-20%)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60 대 40 포트폴리오는 투자금의 60%를 S&P500지수에 투자하고, 40%는 10년 만기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채의 안정성과 주식의 수익성을 결합해 가장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평가받는다. 특히 퇴직연금 운용 시 가장 많이 따르는 철칙으로 통한다.
올해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채권값이 같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지기 때문에 주가는 내리는 게 일반적이다. 금리는 또 채권할인율이어서 높아질수록 채권값은 떨어진다. WSJ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가 효과를 낼 수 없을 만큼 올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컸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미국에서도 준비 없는 은퇴가 많은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올해 50~75세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의 생활비가 은퇴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시장이 흔들리자 현금을 움켜쥔 개인투자자가 증가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개인투자자 투자금의 62%가 주식, 14%가 채권, 25%가 현금으로 이뤄져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