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8차례 금리인상으로 국내기업 이자부담 24조원 늘어"

수출기업 금융애로 점검 간담회…"중소기업 은행 자금조달 난항"
"경제성장률 내년 1.7%로 둔화…자금난 심화 가능성"
지난해 8월 이후 여덟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국내 기업의 이자 부담이 2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무협) 부회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수출기업 금융애로 현안 점검 간담회'에서 "이자율이 0.25%포인트(p) 인상될 때 기업의 이자 부담은 2조7천억원 늘어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기준 9조3천억원, 중소기업 4조4천억원까지 늘었다"며 "최근에는 은행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우량 수출 중소기업들의 은행권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기업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특별 저금리 적용, 원리금 만기 상환 한시적 유예 등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전운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총 수출과 수입 증가율도 각각 1.0%와 1.7%로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동성 감소와 신용 경색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단기자금시장의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발행 금리가 급등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어 자금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수출 기업은 매출이 늘어났는데도 정책 금융기관들이 재원이 소진됐다며 한도 증액을 거절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기업은 "매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해 은행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데, 제대로된 신용평가도 받을 수 없어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고 건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