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조용히 줄이는 글로벌 IB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 사업 규모를 조용히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 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비즈니스를 확장한다고 외치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지적이다.

IB들이 중국 인원을 줄이는 주된 이유는 인수·합병(M&A)이나 상장(IPO) 등 각종 딜이 줄어든 탓이다. 중국 지도부가 2000년부터 '공동부유'를 내걸고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민간 기업의 확장을 규제하자 M&A 건수가 대폭 감소했다. 중국 내 거래소 상장이 어려운 인터넷 기업의 해외 IPO도 사실상 중단됐다.한 IB 관계자는 "M&A나 IPO 부서에서 업무 고과가 하위 10~15%인 직원은 올해와 내년에 보너스를 한 푼도 못 받을 판"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경비 절감 차원에서 아시아지부 직원 500여명 가운데 10%가량을 내보낼 계획이다. 골드만삭스와 UBS 등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인원 감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20년 자본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40년 동안 이어온 외국계 금융회사의 지분율 50% 제한을 해제했다. 이전까지는 중국 금융사와 합자사 형태로만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독자 설립을 허가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JP모간,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중국에 독자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마키스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8%씩 성장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현재는 이념이 경제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투자자라면 가능한 한 일찍 중국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