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프랑스 주장 요리스, 무지개 완장 안 찰듯…"현지 문화 존중"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 위고 요리스(토트넘)가 성 소수자와 연대하는 뜻을 담은 '무지개색 완장'을 차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요리스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클레르퐁텐앙이블린의 대표팀 훈련장에서 이 완장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어떤 일을 하려면 국제축구연맹(FIFA)과 프랑스축구협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요리스를 포함한 잉글랜드, 벨기에, 덴마크, 독일 등 대표팀의 주장들은 무지개처럼 여러 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적힌 '원 러브'(One Love) 완장을 차고 이번 월드컵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원 러브' 캠페인은 네덜란드가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 앞서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럽팀 주장들은 성 소수자 처우 논란이 불거진 카타르에 항의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 완장을 착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노엘 르그라에트 프랑스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11일 스포츠 매체 르퀴프와 인터뷰에서 요리스의 완장 착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르그라에트 회장은 "논의해볼 문제지만, 나는 요리스가 그 완장을 차지 않았으면 한다"며 "우리는 경기가 펼쳐지는 국가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싸고 인권 논란이 이어지자 FIFA 역시 최근 32개 참가팀에 서한을 보내 "축구는 이념적·정치적 싸움에 휘말려선 안 된다"며 "축구에 집중하자"고 권고하기도 했다. 14일 요리스는 "프랑스에서 외국인을 환영할 때, 그들이 우리의 규칙을 따르고 우리 문화를 존중하길 원한다"며 "내가 카타르에 간다면 그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간단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나도 나만의 생각이 있다"면서도 "완장을 차자는 문제에 내가 동의를 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지만 나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요리스는 완장 착용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카타르 내 인권 문제를 지적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이런 문제에 무감각하게 있을 수 없다"며 "며칠 안이든, 몇 시간 안이든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는 노동자, 성 소수자 인권 등을 둘러싸고 유럽 등 서방과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 나라에서 동성애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독일축구협회(DFB)의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지난 7월 스포츠 매체 키커와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은 가장 논란이 많은 대회가 될 것"이라며 카타르가 인권·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더 애써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