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기술 자유롭게 시험…'창업의 섬'으로 떠오른 제주

창업가들 앞다퉈 제주로

규제자유특구 지정돼 실증 유리
JDC·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원
‘관광의 섬’ 제주도가 스타트업의 테스트베드(시험 무대)로 떠오르면서 유망 창업가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는 2019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대상 사업지로 선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을 규제 없이 서비스 실증을 하거나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여기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관광공사 등 도내 공공기관이 우수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2015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한 스타트업 퀀텀솔루션은 제주 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배터리 간이 진단기를 개발했다. 전기차 충전 시 차량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배터리 성능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다.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Maas) 플랫폼 ‘네이버스’를 운영하는 네이앤컴퍼니도 제주 스마트시티를 전략 거점으로 삼았다. 이 회사는 버스, 지하철, 공유 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기차 등 도심 속 친환경 이동 수단을 통합해 최적 길찾기 및 결제를 하나의 앱에서 통합 지원한다. 탄소 배출 저감 촉진을 위한 친환경 챌린지와 리워드 토큰도 제공한다. JDC 지원을 받아 제주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으며 전 직원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을 지원한다.작년 4월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자로 선정된 블루웨일컴퍼니는 상점의 유휴 공간을 공유해 도보 여행자의 짐을 보관하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JDC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Route 330 ICT’ 지원 프로그램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빈집 재생 숙박업을 하는 다자요는 규제 샌드박스의 혜택을 받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빈집에 숙박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법이 없어 1년간 영업을 못 하게 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기획재정부 규제 샌드박스의 일종인 ‘한걸음 모델’의 첫 사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5개 지방자치단체 내 50채 빈집에 한해 1년 중 300일 영업이란 조건으로 사업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제주를 발판으로 스마트시티 분야 스타트업들이 도약하고 있다”며 민관 협력으로 지역을 살리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이유로 와디즈, 네이앤컴퍼니 등처럼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제주에 지사를 둔 곳도 적지 않다.

제주=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