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난 윤석열 대통령 "북핵, 中 건설적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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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위기와 한·중 관계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이 더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중·한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라면서도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尹 "성숙한 관계위해 협력하자"
시진핑 "공급망 안정 보장해야"
두 정상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발리 켐핀스키호텔에서 약 25분간 양자회담을 하고 이 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양국 정부가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2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후 약 3년 만이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대통령실은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해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새 정부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담대한 구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이 공개한 회담 내용을 보면 ‘뼈 있는’ 발언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경제 협력을 정치화하고 범안보화(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적극 동참하지 말라는 의미다.
발리=김인엽/좌동욱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