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물산 등 5社, 네옴시티에 8.5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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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방한…17일 MOU 체결삼성물산 포스코 등 국내 기업 다섯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을 추진하는 스마트도시 네옴시티에 그린수소 공장을 짓는다. 사우디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안길 전망이다.
"670兆 네옴시티 올라타자"
빈 살만에 선물 보따리 푼 韓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17일 삼성물산·포스코·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이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수소 공장을 짓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물산 등 민간기업과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 힘을 합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친환경 수소를 뜻한다.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일환인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사업비 5000억달러(약 670조원)를 들여 사막과 산악지역에 서울의 약 44배 면적인 2만6500㎢의 인공도시를 건설한다.
사우디에 그린수소 공장 건설…아람코 "韓·日에 블루수소 수출"
삼성물산 한국전력 등 국내 주요 건설·에너지 기업이 ‘원팀’을 구성해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그린수소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향후 사우디와 한국 협력 강화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탈석유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우디에서는 이와 관련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사우디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에 큰 장이 서는 셈이다.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네옴시티는 탄소중립 미래도시로 만들어진다. 신재생 100%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환경오염이 없는 깨끗한 수소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게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다.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총 670조원에 달한다. 초고속 통신망과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에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이유다. 빈 살만 왕세자도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을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방산·원전 수출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프로젝트가 많다”며 “국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노하우를 총결집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경우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는 그린수소 건설 프로젝트와 별개로 5년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한국과 일본 등에 블루수소를 공급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수소다.
이지훈/도병욱/허세민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