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멈추고 현금 들고 있어라"…베이조스의 경고

세계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경기침체 경고…리스크 대비하려면
신차·TV·가전제품 등 구매 미뤄야
지출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
아마존, 4분기 실적 감소 전망에
역대 최대 1만명 인력 감축키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경기침체를 경고하며 기업과 소비자에게 지갑을 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조차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이번주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실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직면함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는 앞으로 몇개월 동안은 큰 지출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충고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며 “신차·TV·가전제품 등 대규모 지출을 미뤄 현금을 최대한 보유하는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베이조스의 조언대로라면 향후 아마존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그는 “여러 경제 분야에서 해고가 일어나고 있고 경제활동도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아마존이 대규모 인력 감원 계획을 보도했다. 아마존 설립이래 최대 규모인 1만명을 해고하는 내용이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큰 고용주이다. 아마존의 이번 구조조정은 부진한 실적 전망에 따른 것으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절박함이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 매출이 월가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공포로 지갑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이 필수품에 대한 지출 부담이 늘면서 소비패턴이 상품에서 여행·외식 등 서비스로 이동한 영향이다.

미국 경제가 공식적인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C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75%가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임금은 올랐지만 높은 물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식품 연료 주거비 등 생필품 가격이 여전히 높다. 또한 올해 부진한 증시로 주식 투자자와 퇴직연금으로 먹고 사는 은퇴자들에게도 힘든 해였다.최근 몇달간 다른 기업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테슬라에 대한 수요 감소를 인정하며 유럽과 중국이 불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경기침체가 최소 6개월에서 9개월 내에 미국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