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위성발사장에 새 건축물…엔진시험대 가능성도"(종합)

VOA 위성사진 분석…"발사대 주변에 옥수수 말리는 정황"
군·정부 "관련 시설·활동 추적 감시, 모든 가능성에 대비"
한미가 주시하는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에 새 건축물 공사가 시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의 14일(현지시간)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기존 엔진 시험대에서 동남쪽 약 200m 지점에 새 건축물이 지어지는 동향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건축물은 약 30m 길이의 직사각형으로, 콘크리트 틀 위에 정사각형 구멍 10개가 뚫린 형태라고 VOA는 전했다.

이 건축물은 기존 엔진시험장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도로와 연결되는데, 이 도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깔렸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이 건축물이 "관측 시설일 수 있고, 개선된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수 있다"면서 "북한의 활동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건축물의 용도를 파악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는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대적 개건·확장'을 지시한 이후 계속 공사 동향이 포착돼 우리 군과 정보 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과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2016년 2월 '광명성 4호'도 이곳에서 발사한 바 있다. 한미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대형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위성사진에는 북한이 위성발사장 인근에서 옥수수로 추정되는 곡물을 말리는 모습도 찍혔다.

VOA에 따르면 로켓 엔진시험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발사장 북쪽 지대를 가로 50m, 세로 17m 면적의 노란색 물체가 뒤덮고 있다. 지난 14일 처음 포착된 노란색 물체는 로켓 발사대와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 사이에 있고, 발사장의 약 8분의 1을 뒤덮고 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발사장 인근 헬리콥터 패드에도 동일한 노란색 물체가 포착됐으며, 이 역시 옥수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 바로 옆 공터에서 옥수수를 말리는 모습도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며 "평평하고 해가 잘 드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옥수수를 말리는 곳으로 이용돼 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2013년 4∼5월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포장도로에 곡식을 널어놓은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매체는 '핵 도시'인 영변도 북한의 여느 마을처럼 자급자족해야 하므로 근처에서 곡식을 재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한 질문에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민간 위성에 포착된 서해 위성발사장의 변화는 김 위원장의 '현대적 개건·확장' 지시 이후 건설 활동이 계속되는 동향으로 군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9일 이후 6일째 추가 도발이 없는 상황이지만 지난 9월 25일 이후부터는 상당히 짧은 간격으로 군사적 도발을 계속해 왔다"며 유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