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韓기업인 고충 들은 尹대통령 "장관들 숙제 잘 받아가라"

동포기업에 정책금융 지원 검토 지시…ODA 확대 방침도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방문 중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로부터 고충을 전해 듣고 배석한 장관들에게 즉석에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고수하되 필요할 때는 정부가 직접 나서 측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윤 대통령 평소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1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틀 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오찬을 겸해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경제 협력 강화를 토대로 현지 진출 기업에 힘이 돼 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간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체계적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윤 대통령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Q&A' 시간이 마련됐다고 한다.

기업인들이 궁금한 부분을 묻고 윤 대통령과 장관들이 이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 기업인이 "한국 정부와 은행이 국내 중소기업들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는데, 동포 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토로하자 "장관들은 숙제를 잘 받아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장기 저리의 정책자금을 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지원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로 보인다.

마침 현장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하고 있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것이 결국 우리 기업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배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외교부와 각 부처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ODA를 확대하되 현지 기업이 잡은 기회를 발전시키는 방안과 연계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국전쟁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물자를 지원받은 일을 꺼내며 "이제 대한민국이 살만하다고 등 돌려선 안 된다"라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ODA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그런 신뢰 속에서 현지 한국기업도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참석한 기업인들로부터 '요식으로 끝나기 쉬운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는 반응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