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돌아왔다"…룰라, COP27서 환경보호 정책 전환 선언

'COP 보이콧'한 보우소나루 행보 뒤집어…"다양한 사안 논할 것"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 참석해 '브라질의 복귀'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룰라 당선인의 고문을 인용, 그가 당선 후 첫 국제무대인 COP27에서 브라질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가로서 제역할을 다시 수행할 예정이라고 연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브라질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꺾고 승리한 룰라 당선인은 환경보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반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간 개발을 통한 경제성장을 내세우며 농지 확보를 위한 아마존 열대우림 개간과 삼림 벌채를 허용하며 세계인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시 면적(605㎢)의 6.6배에 달하는 3천987㎢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도 불참했고 2019년에는 COP25 개최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룰라 당선인은 대선 승리 직후 이 같은 전임자의 행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을 공언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과감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이런 룰라 당선인이 COP27에서 다양한 사안을 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 외교관 3명은 룰라 당선인이 탄소배출 등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이 이에 따른 피해가 집중된 개발도상국에 금전적 보상을 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사나 무하마드 콜롬비아 환경부 장관은 "룰라 당선인을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품고 있는 국가 간 협력이 재개될 것"이라면서 "중남미에 새로운 정치 환경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은 지난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대우림 보존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룰라 당선인의 환경 고문 이자벨라 테이셰이라는 룰라 당선인이 많은 국가로부터 양자회담 요청을 받았다고 소개하고,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의 회담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룰라 당선인의 행보에 환경 관계 인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테이셰이라 고문은 "룰라가 당선된 후 COP에 참석하니 희망이 보인다"라면서 "사람들은 브라질의 COP 복귀에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마리나 실바 전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COP27에서 룰라 당선인의 존재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