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은 졸업생…정시모집 변수될까

상위권 N수생 증가, '이과 쏠림' 등으로 이과→문과 교차지원 영향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이 30%를 넘어 2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선택과목에 응시하는 상위권 학생들도 늘면서 이같은 지원자 분포 변화가 대입 정시모집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3명 중 1명 졸업생·검정고시생…'N수생 강세' 이어질 듯

원서접수자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번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1천791명(0.4%) 줄어든 50만8천30명이 지원했다.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71명 줄어든 35만239명으로 전체 원서접수자의 68.9%다.

졸업생은 전년 대비 7천469명 늘어난 14만2천303명(28.0%)이다.

검정고시 합격자 등 기타 지원자는 1만5천488명(3.1%)이다.응시자 3명 가운데 1명(31.1%)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인 셈이다.

이 비율은 1997학년도(33.9%)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0년대 들어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늘면서 수능 응시생 가운데 졸업생·검정고시생 비율은 2010년 21.5%, 2014학년도 21.8%를 기록하는 등 20%대 초중반이었다.하지만 최근 수년간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 논란 속에 서울지역 대학들이 수능을 주요 전형요소로 하는 정시모집 비중을 40% 선까지 높였다.

여기에 더해 약학대학이 학부 신입생 모집을 재개하면서 의·약학계열 인기가 높아지고, 반도체 등 첨단분야 모집인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이유로 수능에 응시하는 상위권 졸업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올해도 'N수생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언어매체·미적분 선택 학생 늘어…교차지원 등 정시모집 변수
올해 수능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통합수능' 형태다.

학생들이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을 응시하고 선택과목 중 1개를 골라 시험을 보는 형식이다.

국어 영역은 지원자 중 65.9%가 '화법과 작문'을, 나머지 34.1%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이 더 많지만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응시자가 70.6%였는데 올해는 이 비율이 4.7%포인트 낮아졌다.

'언어와 매체'가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선택과목 이동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학 영역도 비슷하다.

응시자의 절반(50.0%)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지만, 전년(53.2%)과 비교하면 응시생 비중은 3.2%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미적분'을 택한 학생은 43.7%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높아졌다.

통합수능 2년차인 올해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미적분'에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자연계열이 아닌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실제로 서울시교육청 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022학년도 서울 주요대학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자 1천630명을 대상으로 교차지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강대(80.3%), 한양대(74.46%), 연세대(69.6%), 중앙대(69.31%) 등의 교차지원 비율이 3분의 2에 육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