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 떠나자"…연말연시 앞두고 사람들 몰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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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 '폭증'20대 직장인 박모씨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사촌동생과 내년 초 일본여행을 가기로 했다. 박씨는 "사촌동생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험생활 내내 갑갑해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만큼 대학 가기 전에 일본 '지브리파크'에서 추억을 쌓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단거리 여행지 인기…일본·동남아 몰려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같은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은 단거리 여행지인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을 여행지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수요 폭증…코로나19 전 회복"
17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및 여행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들어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약 3년 만에 일본 자유여행길이 열리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버금가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의 10월 한 달간 항공권 판매액은 107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33%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0월보다도 8% 늘어난 수치다.특히 국제 항공권 온라인 판매액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월보다 735% 폭증했고,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전인 2019년 10월보다도 19% 뛰었다.
지난달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건수 역시 3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월(9월)보다도 38% 늘었다.
인터파크의 모기업인 숙박플랫폼 야놀자 역시 해외여행 상품 거래액이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쇼핑몰 티몬에서도 해외여행 거래액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달 해외 항공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9%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여행 관련 거래액 비중이 다시 두 자릿수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게 좋아"…인기여행지 日·동남아
인기 여행지로는 일본과 동남아 지역이 꼽힌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약 3년 만에 자유여행이 재개된 데다 역대급 '엔저(低)'가 달러화 강세 속 가격 매력이 돋보이는 해외여행지로 부상했다. 장거리 여행지 중에선 서유럽이 인기를 얻고 있다.노랑풍선에 따르면 해당 여행사가 지난달 웹로그 데이터와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1∼12월 출발상품 중 장거리(34%)보다 단거리(66%) 지역을 예약한 고객이 많았다.
11월 출발 상품의 경우 일본 규슈(13.7%)와 오사카(12.9%)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서유럽(12.1%)과 튀르키예(8.1%), 코타키나발루(5.2%)가 뒤를 이었다.연말연시에는 장거리 여행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12월 출발상품 예약 고객 비중은 서유럽(14.3%)이 가장 높았고 튀르키예(11.7%)도 10%를 넘었다. 일본 홋카이도(12.7%), 오사카(9.9%), 규슈(9.4%) 비중도 여전히 높았다.
같은 기간 인터파크가 판매한 패키지 상품의 경우 일본과 동남아 지역 강세가 나타났다. 패키지 상품 인기 여행지 1위에는 태국 방콕·파타야(7.15%)가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나트랑(6.63%), 일본 후쿠오카(6.50%), 베트남 다낭(5.62%), 스페인(4.73%)이 뒤를 이었다. 특히 후쿠오카의 경우 패키지 예약 건수가 지난해 10월보다 무려 1347% 뛰었다.전문가들은 일본 자유여행 재개 흐름이 전체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1일 한국 등 68개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무비자 입국 발표 이후 (여행상품) 예약률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10월에는 월 최대 7만명, 빠르면 12월에는 월 10만명까지 송객수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 중순부터 나타난 국제선 여객 증가 속도가 지난 3월 말 입국자 자가격리가 풀렸던 초창기보다 빠르다. 10월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은 전월보다 31% 늘었고, 11월 둘째주까지는 다시 42%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연말 효과가 더해지는 12월에는 여행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