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 비판에…'문재인·박원순의 낡은 구두' 꺼낸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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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김건희, 빈곤 포르노" 비판 파장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현지 의료 취약 계층 아동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해 정치권에서 연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찢어진 구두' 사진 등을 끄집어냈다.
박대출 "그럼 이건 뭐냐" 文·朴 사진 올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2016년 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을 당시 그가 낡고 찢어진 구두를 신은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공유했다.이 밖에도 박 의원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낡은 가방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낡은 구두 사진도 올렸다.김 여사에 대한 빈곤 포르노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이같은 사진들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말한다. 박 의원은 "(장 의원이) 사과를 거부한다고요?"라며 "그럼 이건(사진) 뭐냐. 앞날이 창창한데, 참 딱하다. 쿨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이라고 덧붙였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빈곤 포르노라는 천박한 막말을 쏟아낸 장 의원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반지하에 사는 것을 자랑하며 흙수저 국회의원 이미지를 연출했다"며 "민주당 정치인들의 주특기인 낡은 구두와 가방으로 서민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 그게 바로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했다.앞서 장 의원은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해외 순방 동행 중 취약층 아동과 사진 촬영을 두고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면서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으로 규정해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장 의원은 "외교 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 취약 계층을 방문해 홍보 수단으로 삼은 건 더욱 실례"라며 "일각에선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가 또 시작된 게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따라 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며 "김 여사의 이번 행동은 캄보디아에 엄청난 외교적 결례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지탄받기 충분하다"고 했다.국민의힘에선 장 의원의 발언을 두고 '반여성적', '모욕적 발언'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 단어 자체가 사전적·학술적 용어"라면서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