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네덜란드 "반도체·AI기술 협력"

양국 5개월 만에 정상회담
공급망 유지·강화 적극 지원

이재용·ASML 회장과 차담회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7일 정상회담을 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핵심기술을 공동으로 보호하고 촉진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특히 반도체 공급망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민간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안보 분야 협력이 핵심이다. 양국 정상은 성명에서 “경제안보와 관련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특히 양국의 반도체 산업 간 기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부문의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부문을 지원할 의지를 밝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네덜란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ASML을 보유한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차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ASML사의 2400억원 규모 한국 투자 계획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며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베닝크 회장은 “이번이 1단계 투자이며 추가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원전·AI·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원전 산업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방안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핵심 정보를 교환하고 이해관계자 간 조정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급 대화체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풍력에너지와 수소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디지털 혁신, 스마트 농업, 우주, 방위산업 등에서 구체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지역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도 공유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도발과 9·19 합의 위반을 규탄했다. 뤼터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 간 정상회담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장관급 전략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양국이 2016년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6년 만의 관계 격상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