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손 잡은 비피도 23% 급등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11월 14~18일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종목은 비피도입니다. 비피도는 이번 주 주당 6490원에 거래를 시작해 7990원에 마쳤습니다. 5거래일 만에 주가가 23.1% 뛰었습니다.

비피도 주가를 들썩이게 한 건 이 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 잠준파마(Jamjoon Pharma)와 프로바이오틱스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최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한 것을 계기로 우리 기업(외투기업 포함)과 사우디 정부·기업 간에 총 26건의 투자 협력이 논의됐죠.이 중 하나가 비피도와 잠준파마와의 협력이었습니다.

비피도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업체입니다.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1999년 설립했습니다. '지근억 비피더스'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죠.

지난 2018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업체로는 처음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지난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아미코젠이 지분 3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정부가 밝힌 비피도와 잠준파마 간의 협력 내용은 '프로바이오틱스 생산 협력'입니다.

비피도는 '지근억 비피더스' 등 자사 제품 외에 ODM 형태로도 생산 주문을 받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기능식품 ODM 매출(58.1%)이 자사 완제품 매출(36.4%)보다 비중이 큽니다.

비피도는 잠준파마와 구체적인 ODM 계약 규모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MOU인 만큼 아직 구속력 있는 계약이 이뤄진 건 아니라는 것이죠. 회사 관계자는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이르면 연내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피도의 지난해 매출은 121억원 규모였습니다. 한 해 전엔 124억원이었습니다.

비피도 관계자는 "논의 중인 계약 규모가 크진 않다"면서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추후 생산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했습니다.

잠준파마와의 협력이 확대되면 현재 강원도 홍천 공장 확장을 고민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비피도는 지난 201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 최대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인 '비타푸드'에서 잠준파마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이후 매해 비타푸드에서 접촉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공들인 끝에 가시적인 결과물 도출을 앞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