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110층'도 무산 위기…마천루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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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청라시티타워' 사업 접나
작년 시공사 선정 등 속도냈지만
공사비 4400억→5600억 뛰어
사업자 LH·한양, 소송 갈 수도
상암동 133층 '서울라이트'
자문위원들 "사업진행 우려"
송도 420m 랜드마크도 '삐걱'
송도·청라 100층 프로젝트 무산 위기
LH는 “우선 공사를 하고 추후 공사비 부담 주체를 정하자”고 제안했으나 사업자 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양 관계자는 “44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1200억원 늘어난 공사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시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의 103층(높이 420m) 랜드마크 타워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17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잠실 롯데월드타워(높이 555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호텔·레지던스·업무·판매 복합빌딩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내놓자 대상산업과 GS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해 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메리츠금융 등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계획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기업들은 최종 협약을 미루며 발을 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송도 주민은 타워를 151층으로 오히려 더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후죽순’ 초고층 사업 현실성 떨어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재추진에 나선 133층 상암동 DMC랜드마크 빌딩 역시 세부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개발 방안 용역을 내놨으나 자문위원들 사이에선 부정적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금융과 부동산 경기 등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외부 전문가들은 초고층 빌딩 건설은 무리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전북 전주 대한방직 부지에서 추진 중인 470m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초고층 빌딩 건설은 건축물 자체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에 더욱 민감하다. 공사비는 일반 건축보다 3~4배 더 들어가고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공간 효율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의 상징물 또는 관광자원 등 전망이 불투명한 외부적 효과를 기대하는 초고층 건물은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