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어닝 쇼크' 목표가, 줄줄이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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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매출, 사상 최대폭 감소중국 최대 e커머스업체 알리바바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알리바바는 지난 17일 3분기 매출이 2071억8000만위안(약 3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2101억위안)에 못 미치는 수치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서 거두는 수수료 등 고객 관리 매출이 역대 최대폭인 7%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비 둔화와 투자 손실로 인해 알리바바는 3분기 206억위안(약 3조8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차량호출 기업 디디추싱, 인도네시아 배달 플랫폼 고투 등의 주가가 떨어져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할인 행사인 ‘쌍십일’(11월 11일·광군제) 올해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매출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2009년 행사를 시작한 뒤 처음이다. 중국의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의 소비 둔화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10월 중국 소매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0.5% 감소하며 시장 추정(1% 증가)을 밑돌았다.장융 알리바바 회장은 “당국이 방역 조치 완화를 발표한 만큼 소비가 되살아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은 알리바바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JP모간체이스는 145달러에서 135달러로, 모건스탠리는 140달러에서 110달러로 내렸다.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자사주 매입을 2025년 3월까지 연장하고 매입액도 150억달러 늘리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 기대에 힘입어 지난 7일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7.8% 상승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에는 실적 부진 여파로 4.49% 하락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