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현장 교사가 바라는 한국사 개정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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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투고 받습니다.2022 역사과 교육과정 정책연구진은 2025년부터 적용될 고등학교 한국사 공통 교육과정 개정 시안을 발표했다. 그중 몇 가지 문제점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사 교육의 계열화 문제다. 현재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으로, 고등학교는 근현대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중·고등학교의 한국사 교육 내용이 똑같으면 학생들의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 있고, 같은 내용을 중복해서 가르치면 학습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 때문이다. 계열화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고등학교 1학년 한국사 수업에서 나타난다. 고등학교 한국사 수업에서는 중학생들이 전근대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가르칠 텐데, 이런 기대와 달리 학생들의 한국사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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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전근대사 부분의 대폭 축소 문제다. 계열화에 따라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전근대사 비중이 25%였는데, 2022 한국사 교육과정 개정 시안에는 16%로 대폭 줄어들었다. 동북공정과 임나일본부설 등 현재도 지속되는 동북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역사 논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한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수다.셋째,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용어 문제다. 역사적인 사실은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를 막론하고 우리 역사이기에 연구진의 정치 성향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과 북한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학생들에게 같은 성격으로 설명하는 건 옳지 않다. 따라서 이 둘의 명확한 구분을 위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로 서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 중·고교 학생들이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 어른이 해야 할 일이다.
이두형 우리역사교육연구회 회장·서울 양정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