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올빼미", 역사적 사실에 스릴러 한 방울…'살인 목격자'가 된 맹인 침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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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독살설' 있는 소현세자 죽음에
밤에만 보이는 침술사 픽션 더해
'본다'는 것의 의미 관객에 질문
긴장감 있는 전개·연기력은 일품
역사왜곡 논란 부를 설정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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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소현세자의 죽음에서 출발한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로 끌려간 소현세자는 8년 만에 돌아오지만, 얼마 안 돼 죽음에 이른다. 사인은 학질. 인조실록에는 ‘소현세자가 죽을 때 눈, 코, 입 등 7개 구멍에서 선혈이 흘러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대표적인 학질 증세다. 하지만 그가 겪은 증상은 학질과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독살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소현세자의 죽음은 그동안 드라마 소재로 자주 쓰였다.올빼미는 기존 작품과 다르게 이야기를 풀었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맹인 침술사’(류준열 분)가 이런 그림을 그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경수는 빛이 있는 낮엔 잘 안 보이고, 빛이 사라진 밤에는 어렴풋이 보이는 ‘주맹증’을 앓는 인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낮이건, 밤이건 항상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다 경수는 뛰어난 침술로 어의 이형욱(최무성 분)에게 인정받아 왕실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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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영화는 끊임없이 ‘본다’는 것의 의미를 관객들에게 묻는다. 역사적 사건의 진실을 본다는 것, 이를 알고도 묵인한다는 것, 진실을 알리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유해진과 류준열의 연기력, 처음 장편영화 메가폰을 잡은 영화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의 궁합은 일품이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경수가 갑자기 역사적인 사건의 해결사가 되는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간간이 보인다.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를 만한 설정도 일부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