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수사 정보 흘린 경찰들 1심 집행유예

법원 "경찰 직무 공정성 해치고 국민 신뢰 훼손"
브로커를 통해 성매매 업주에게 경찰 단속과 수사 계획을 알려준 경찰관들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 A(59)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전직 경찰관 B(59)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8년 4월 아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특정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과 수사 계획 등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A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B씨는 일선 경찰서에서 불법 성매매 업소 단속·수사 업무를 맡았다. 브로커의 요청을 받은 B씨가 A씨에게 단속 계획을 확인해 정보를 흘려줬다.

해당 업주에 대한 추가 수사 계획이 없다는 정보도 알려줬다.

이 브로커의 부탁으로 해당 업주의 지명수배 여부를 알려준 경찰관 2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각각 선고유예,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정보 누설의 대가로 이들 경찰관이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누설 행위만으로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취득한 수사 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했다"며 "경찰 직무의 공정성을 해하고 공정한 법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A씨는 '수사 계획이 없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그 사실 자체도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서, 누설될 경우 수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