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최초 1형 당뇨 지연 약물' 테플리주맙은 어떤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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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로벤션바이오, FDA 허가 획득제1형 당뇨병(T1D)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물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미국 프로벤션바이오의 '테플리주맙(teplizumab)'이다.
FDA는 프로벤션바이오가 신청한 테플리주맙의 허가를 최근 승인했다. 테플리주맙은 1형 당뇨 2단계인 8세 이상 성인 및 소아 환자가 3단계로 진입하는 시점을 늦춰주는 약물이다. 프로벤션바이오는 승인 직후 "1형 당뇨 환자들에게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3단계 진입 지연이 당뇨 환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도 강조했다. 애슐리 팔머 프로벤션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테플리주맙은 병의 진행을 기다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던 2단계 1형 당뇨 환자들에게 치료법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프로벤션바이오는 미국 뉴저지에 본사가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7억450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1형 당뇨는 흔히 소아당뇨로 불리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췌장에 있는 인슐린 생성 세포(베타세포)가 인체 면역체계에 의해 파괴돼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테플리주맙은 T세포 표면에 있는 'CD3'에 결합해 면역세포가 췌장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걸 막는 원리의 약물이다. 말초 혈액 내 조절 T세포와 탈진(exhausted) 'CD8+' T세포의 비율을 증가시킨다. CD8+ T세포는 1형 당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임상에서 테플리주맙은 2단계에서 3단계 진입을 가짜약 대비 평균 25개월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3단계에 이르면 각종 합병증이 발생해 위험해진다. 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미국에서 2단계 1형 당뇨환자는 140만명으로 추산된다.
테플리주맙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림프절 감소, 발진, 백혈구 감소 등이었다. 프로벤션바이오는 사노피와 지난달 테플리주맙(제품명 TZIELD) 출시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맺었다. 프로벤션바이오에 3500만달러를 지급했다. 다른 나라에서 승인이 나오면 우선 독점 판매권 협상을 위해 2000만달러를 추가 지급키로 했다.
엔트포인트뉴스에 따르면 프로벤션바이오는 최근 투자자 대상 발표회에서 테플리주맙의 가격(wholesale acquisition cost)이 바이알당 1만3300달러로 책정됐다고 공개했다. 환자당 14바이알을 투여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 치료주기 당 대략 19만3900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체는 "전문가 예상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SVB증권은 11만5000달러의 비용을 전제로 2023년 매출을 4000만달러로 추정했었다. 테플리주맙은 메크로제닉스가 먼저 개발했다. 2007년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을 했지만 4년 후 손을 뗐다. 이후 프로벤션바이오가 2018년 도입을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