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오는 중국 증시…'단타 위주' 경계론도 여전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중국 지도부의 '제로 코로나' 완화 방침 발표 이후 외국인이 중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일부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긍정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헤지펀드 등 단타성 자금이 많아 여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월 순매수 역대 2번째

21일 금융정보업체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중국 본토 상하이·선전거래소에서 416억위안(약 7조87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10월 두 달 연속 순매도에서 이달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두 달 내리 중국 주식을 내다 판 것은 2014년 홍콩과 본토 거래소 간 교차매매(선·후강퉁)가 열린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순매도 573억위안은 2020년 3월(678억위안) 이후 역대 2번째다.

외국 투자자는 지난 10일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에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역'을 제시한 이후 돌아오기 시작했다. 11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수세가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의 핵심 원인인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도 내놨다.

10~18일 홍콩 항셍지수는 12%, 외국인 투자자가 본토 주식을 볼 때 주로 참고하는 지수인 CSI300은 3%가량 상승했다. 이날 장중에는 홍콩과 항셍 모두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 매도세도 잦아드는 추세다. 중국채권청산예탁소에 따르면 외국 투자자는 지난달 340억위안의 중국 채권을 순매도했다. 지난 2월 시작된 매도 우위가 9개월째 이어지긴 했지만, 월간 매도액은 9월 616억위안의 절반으로 줄었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동결

모건스탠리,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미국 투자은행(IB)들은 중국 주식 상승세를 예상했다. 제로 코로나 완화, 부동산 구제, 정상회담 등을 통한 미·중 관계 개선 등을 호재로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CSI300이 앞으로 1년 동안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높은 16%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MSCI중국지수가 내년 말까지 14% 오를 여력이 있다고 제시했다. 중국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훙하오 그로우인베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항셍지수가 23%, 상하이종합지수가 12%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정책 완화로 중국 각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역별 통제가 다시 강해지는 등 리스크 요인도 여전하다. 훙하오는 "미국 등 선진국의 불황 때문에 상승 동력이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증권사 중개인을 인용해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 중 상당수가 단기에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헤지펀드이며, 국부펀드와 같은 장기 자금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일반대출 기준인 1년 만기는 연 3.65%,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5년 만기는 연 4.30%다.

인민은행은 올해 1년 만기는 1월과 8월 2차례, 5년 만기는 1월, 5월, 8월 3차례 인하했다. 시장에선 인민은행이 미·중 금리 차이 확대에 따른 달러 유출 우려, 물가 불안 등으로 1년 만기 LPR은 당분간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5년 만기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