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물 처리시설 조성에 적극 나서는 고양시

고양시 백석동의 환경에너지시설 모습. 고양시
경기 고양시가 폐기물 처리시설(소각) 부지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오는 2026년부터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에 폐기물은 직매립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소각장 부지를 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기로 하고 공개모집에 나섰다.

▶공모는 내년 1월 25일 마감
시는 지난 7월 26일~9월 23일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부지를 1차 공모했다. 2~3곳에서 문의와 신청이 들어왔지만, 서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식 접수되지 못했다. 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90일간 재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공모 신청이 접수되면 전문가와 지역 주민 등으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입지 결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창릉신도시 입주하면 추가 처리용량 필요
고양특례시는 하루 6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 부지를 4만 5000㎡ 이상 규모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 고양시 하루 배출 가연성 생활쓰레기는 약 314톤. 기존 일산동구 백석동 환경에너지시설의 처리능력은 230톤 정도에 그친다. 창릉신도시 등 택지개발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면 폐기물 처리용량 확대 필요성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513억원 주민편익시설 투입
시는 건립비용의 20%에 해당하는 약 514억원을 체육시설, 복지관, 육아시설 등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주민 편익시설 조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매년 쓰레기 반입 수수료의 20% 범위에서 지역지원기금도 조성해 마을 발전에 지속해서 활용할 수 있다.

마을 입장에서는 주민편의시설을 늘리고 공공인프라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시는 설계, 건립공사, 운영, 주민편의시설 조성 등 전체적인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민 친화적 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해외 성공사례 벤치마킹
시는 소각장 부지를 도시의 랜드마크와 관광지로 성공시킨 국내외 사례를 공개하고 고양의 소각장도 이와 견줄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건립된 '아마게르 바케' 열병합발전소(소각장)는 매년 53만명이 찾는 지역의 명소다. 높이가 다른 건물을 연결해 소각장 옥상에 길이 490m, 경사 45도 슬로프를 조성하고 특수마감재를 설치해 사계절 스키를 탈 수 있게 했다. 스키장뿐만 아니라 85m 높이의 암벽등반장, 등산로, 전망대까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설치된 슈피텔라우 소각장은 오스트리아가 낳은 유명한 예술가 훈데르트 바서가 디자인했다"며 "소각장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국내 성공사례도 조사
국내에도 주민 친화적인 소각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아산시 환경과학공원은 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생활자원처리장, 전망대까지 갖춘 친환경생태공원이다. 하루 200톤 규모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하는 생활자원처리장이다.

하남 유니온파크에는 지상에 넓은 녹지공원과 함께 풋살, 농구, 테니스, 게이트볼 등 야외체육시설, 실내체육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야외물놀이장이 있다.

시 관계자는 "유니온 파크 지하에는 하수와 폐기물 처리시설 6종이 조성되어 있다"며 "생활폐기물 소각량은 최대 48톤이며 음식물 자원화, 재활용품선별 등을 합치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은 총 238톤에 달한다"고 설명했다.▶소각장은 자원재활용 기회 제공
폐기물 처리시설은 쓰레기를 소각하는 동시에 난방열·전기 공급, 자원재활용 등 다양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환경에너지시설, 자원회수시설로 불린다. 소각 시 발생하는 폐열은 인근 지역의 난방에너지로 공급하거나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최근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 에너지비용 절감시설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소각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가 필요하다"며 "환경안전성이 입증된 최신기술을 적용하고 배출가스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