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환자, '전기자극'에 다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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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척수(SC)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 환자에 전기자극 치료를 했을 때 신경세포인 뉴런 일부가 자극에 반응해 마비 환자가 다시 걸을 수 있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연구팀은 새로운 척수 자극 기술을 적용한 결과 특정 뉴런이 재활성화돼 영구적으로 하반신 마비 환자가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2016년부터 18~65세 하반신 마비 환자 9명을 대상으로 로봇 보조 신경 재활치료와 경막 외 전기자극(EES)의 효능·안전성을 알아보는 임상시험(STIMO)을 진행했다.
EES는 피부를 통해 경막 외 공간에 바늘을 삽입해 척수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8~12개월간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치 이식과 자극을 가했고, 이후 최대 3년간 관찰했다. 참가자 중 6명은 하반신을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감각은 있었고, 3명은 감각과 운동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EES 치료를 받은 참가자 9명 모두 로봇 보조를 받으며 걷는 능력을 회복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후 참가자 중 4명은 EES 없이도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
연구팀은 이후 PET 스캔(양전자단층촬영)을 진행해 EES 전후 척수에 있는 뉴런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Hoxa10이라는 특정 뉴런이 EES로 인해 활성화됐고, 마비 환자가 보행 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이 뉴런을 활성화하면 전기 자극 없이도 보행 능력이 회복됐고, 해당 뉴런을 억제하면 EES 치료에도 보행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동물실험 중 Hoxa10 뉴런이 만성적으로 비활성화된 개체는 EES 치료도 이점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걷는 행동은 Hoxa10뿐 아니라 뇌와 척수에 있는 수많은 신경 집단에 의해 추가적인 제어를 받는다"면서 "향후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뉴런 위치와 서로 간 연결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운동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준 중요한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연구팀은 새로운 척수 자극 기술을 적용한 결과 특정 뉴런이 재활성화돼 영구적으로 하반신 마비 환자가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2016년부터 18~65세 하반신 마비 환자 9명을 대상으로 로봇 보조 신경 재활치료와 경막 외 전기자극(EES)의 효능·안전성을 알아보는 임상시험(STIMO)을 진행했다.
EES는 피부를 통해 경막 외 공간에 바늘을 삽입해 척수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8~12개월간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치 이식과 자극을 가했고, 이후 최대 3년간 관찰했다. 참가자 중 6명은 하반신을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감각은 있었고, 3명은 감각과 운동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EES 치료를 받은 참가자 9명 모두 로봇 보조를 받으며 걷는 능력을 회복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후 참가자 중 4명은 EES 없이도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
연구팀은 이후 PET 스캔(양전자단층촬영)을 진행해 EES 전후 척수에 있는 뉴런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Hoxa10이라는 특정 뉴런이 EES로 인해 활성화됐고, 마비 환자가 보행 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이 뉴런을 활성화하면 전기 자극 없이도 보행 능력이 회복됐고, 해당 뉴런을 억제하면 EES 치료에도 보행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동물실험 중 Hoxa10 뉴런이 만성적으로 비활성화된 개체는 EES 치료도 이점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걷는 행동은 Hoxa10뿐 아니라 뇌와 척수에 있는 수많은 신경 집단에 의해 추가적인 제어를 받는다"면서 "향후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뉴런 위치와 서로 간 연결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운동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준 중요한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