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파마 "JAK 억제 원형탈모藥, 중증 환자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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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상 결과 발표미국 콘서트파마슈티컬스는 증상이 심각하고 오래된 환자에게서도 회사의 먹는(경구용) 원형탈모 치료제(CTP-543)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HK이노엔, JAK1 억제제 보유
회사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 모발학회(World Congress for Hair Research 2022)에서 CTP-543 임상 3상(THRIVE-AA1)의 새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는 임상 담당자인 브렛 킹 예일대 피부과 교수가 맡았다. THRIVE-AA1은 18~65세의 중증도 및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 517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이다.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약군은 24주 동안 CTP-543을 1일 2회 8mg 또는 12mg 투여받았다.
콘서트파마는 지난 5월 CTP-543이 3상에서 1차 효능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1차 지표는 치료 24주차에 탈모 심각성 평가 척도(SALT) 20점 이하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SALT 점수 20점 이하는 전체 두피의 80% 이상에서 모발 재성장이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SALT 점수가 0에 가까울수록 탈모 증상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데이터는 상태가 특히 심각하고 지속 기간이 긴 환자에게도 CTP-543이 효능이 있었다는 게 요지다. 발표에 따르면 SALT 점수가 95 점 이상(완전하거나 거의 완전한 두피 탈모)인 환자 중 SALT 20점 이하를 달성한 비율이 8mg 투여군은 20%, 12mg 투여군은 30%로 확인됐다. 위약군 환자의 달성 비율은 0%였다. 탈모의 지속 기간이 4년 이상인 환자도 비슷했다. SALT 20점 이하 달성 비율이 8mg 투여군은 23%, 12mg 투여군은 29%로 위약군의 0% 대비 높았다.
내약성도 양호했다. 모든 용량군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두통과 여드름, 상기도 감염, 크레아틴 키나제 수치 증가, 코로나19 감염 및 비인두염이었다. 상기도 감염은 약물 투여군보다 위약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9명의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 중 1명(8mg 투여군)이 치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4명은 위약군에 속했다.
킹 박사는 “이번 데이터는 질병의 심각도 및 지속기간이 다양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증상이 심각하고 오래된 환자에게서도 상당한 개선을 확인해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두피와 신체의 모발이 부분 또는 완전히 손실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요 요인으로는 ‘인터루킨(IL)-15’와 ‘야누스 키나제(JAK)’ 등이 꼽힌다. CTP-543은 JAK 억제제다.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인 JAK을 억제해 모낭에서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도록 돕는다. CTP-543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형탈모증 치료에 대해 신속심사(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지난 6월에는 JAK 억제제인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FDA로부터 원형탈모증 적응증 추가를 승인받았다.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된 원형탈모약은 올루미언트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JAK1’ 억제제 후보물질 ‘IN-A002’를 개발 중이다. IN-A002를 류머티즘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과 함께 원형탈모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토피 피부염 1상을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은 최근 제기되는 JAK 억제제의 부작용 문제를 피하기 위해 바르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