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1조8000억원에 'LSD1' 억제제 확보…국내 개발사는?

美 이마고 인수 계약 체결
한미약품·오스코텍 개발 중
미국 머크(MSD)는 21일(현지시간) 13억5000만달러(약 1조8300억원)에 이마고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마고의 주가는 나스닥 시장에서 전일 종가 대비 104.54% 폭등한 35.59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로 MSD는 이마고가 보유한 ‘리신특이적 히스톤탈메틸화효소1(LSD1)’ 억제 기전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IMG-7289’(성분명 보메뎀스타트)를 확보하게 됐다.MSD는 자회사인 ‘Inspire Merger Sub’을 통해 이마고 주식을 주당 36달러에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MSD는 내년 1분기에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핵구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는 LSD1 억제제

IMG-7289는 먹는(경구용) LSD1억제제다. 이마고는 IMG-7289를 본태성혈소판증가증(ET) 골수섬유증(MF) 진성적혈구증가증(PV) 등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LSD1은 2004년에 발견된 후성유전단백질(epigenetic proteins)의 일종이다. 후성유전단백질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유전자가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조절한다. LSD1은 혈액 줄기세포의 증식 조절 및 혈소판 생성을 담당하는 면역세포인 거핵구(megakaryocyte)와 과립구(granulocyte)의 분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본태성혈소판증가증 환자에서 과도한 거핵구 활성화는 너무 많은 혈소판을 생성해 혈액 응고를 유발한다. 골수섬유증 환자에서는 거핵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골수를 손상시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성장 인자를 발생시켜 혈액 생산을 어렵게 만든다.

LSD1은 여러 혈액암 및 고형암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고위험 전립선암 및 유방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연구들을 근거로 이마고는 IMG-7289에 대한 다수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선 본태성혈소판증가증 및 골수섬유증 임상 2상은 환자 등록을 마쳤다. 진정적혈구증가증 2상은 환자 등록을 진행 중이다.

병용투여 임상도 하고 있다. ‘룩솔리티닙’과 병용 투여하는 골수섬유증 및 ‘아테졸리주맙’을 병용하는 소세포폐암 임상 2상을 각각 실시 중이다.

아직 LSD1 억제 기전으로 승인받은 약은 없다. 국내 기업들도 LSD1 억제제를 개발 중이다.오스코텍은 작년 3월 스웨덴 비악티카와 LSD1 억제제에 대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초기 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오스코텍은 향후 LSD1 억제제를 단독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비악티카와 공동 개발하거나 다국적 제약사에 재실시권(서브라이선스)을 양도할 수도 있다.

한미약품도 LSD1 억제제인 ‘HM97346’을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소세포폐암 및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작년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HM97346에 의한 급성골수성백혈병 종양세포의 사멸 유도와 백혈병 분화 표지자인 'CD86' 발현 증가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