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카타르와 사상 최장·최대 LNG 수입 계약…치열해지는 에너지안보 경쟁

중국이 카타르와 27년에 걸쳐 83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사상 최장·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석화(시노펙)는 카타르에너지로부터 2026년부터 27년간 연간 400만t의 LNG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중국석화와 카타르에너지는 양국을 대표하는 국유 에너지기업이다. 사드 쉐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역대 LNG 공급 계약 중 최장기간, 최대규모"라며 "이번 계약으로 중국과 카타르의 훌륭한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이번 계약은 610억달러(약 82조90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2020년보다 1200만t 늘어난 7900만t의 LNG를 수입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최대 LNG 수입국은 호주이며 카타르가 그다음이다. 카타르는 호주,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LNG 생산국 가운데 하나다.

시노펙이 공급받을 LNG는 카타르 노스필드 이스트 가스전으로부터 공급된다.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에는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0%가 있다. 노스필드 이스트가 4개, 노스필드 사우스가 2개의 가스관을 설치한다. 노스필드 이스트 프로젝트는 2020년 개발을 시작했다. 2026년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카타르의 연간 LNG 생산량은 현재의 7700만t에서 1억1000만t으로 늘어나 현재 세계 최대인 호주를 제칠 전망이다. 노스필드 이스트의 주주는 카타르에너지, 쉘, 엑슨모빌, 토탈 등이다. 노스필드 생산량의 절반은 유럽으로, 나머지는 아시아로 간다.

글로벌 LNG 시장은 현재 공급 면에서 한계에 달했으며 2026년 이전에는 신규 프로젝트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제재에 나선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안정적 에너지 수입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카타르 등으로부터 난방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5월 카타르와 에너지 협력을 체결했다.

중국 국영 기업들도 자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 속에서 에너지 공급자와의 계약 체결에 분주하다. 마융성 중국석화 회장은 앞으로 추가 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광둥에너지그룹은 지난해 카타르에너지와 10년 장기 계약을 맺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