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매혹의 걸작들] 플랑드르 풍경화 1인자…몸퍼르 2세의 '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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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요스 데 몸퍼르 2세(1564~1635)는 16~17세기 플랑드르 지역의 ‘풍경화 1인자’였다. 안트베르펜 출신인 그는 탁월한 그림 실력 덕분에 불과 17세의 나이로 지역 예술가 길드의 마스터(수장)에 올랐고, 평생 수많은 풍경화를 그려 왕족이나 귀족에게 팔았다. 당시 남부 네덜란드의 통치자였던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도 그를 무척 아꼈다. 이사벨라 여왕이 몸퍼르 2세에게 면세 혜택을 준 게 그 방증이다.
‘산 풍경’은 몸퍼르 2세가 원숙기에 접어든 1620년대 그린 작품으로 가로 286㎝, 세로 209㎝에 이르는 대작이다. 전경(前景)과 중경(中景), 원경(遠景)을 확실히 구분했지만 부드러운 색채와 구성으로 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산맥은 역동적으로 묘사돼 있다. 감각적인 빛 묘사는 150여 년 뒤 출현할 인상주의를 연상시킨다.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야전 사령관이었던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이 수집한 그림 가운데 하나다. 그는 전쟁 중에도 영국으로 건너가 미술품 경매에 참여할 정도로 광적인 수집가였다. 빌헬름 대공의 기록에 따르면 이 그림은 몸퍼르 2세가 1580년대 스위스 여행에서 본 생고타르 고개를 묘사한 작품이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