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대장동 핵심' 김만배, 유동규·남욱과 진실공방 벌이나

'이재명-대장동' 유착 의혹
발언따라 수사 급변할 수도
金 "어디서도 따로 말 않겠다"
대장동 일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새벽 구속 기한 만료로 풀려나면서 ‘폭로전’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김씨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1년간 수감된 채 수사를 받아왔다. 올해 11월 24일 0시까지가 구속 만료 기한이다. 김씨보다 앞서 풀려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는 출소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대장동 사건에 관여했다고 연이어 폭로했다.

김씨는 부당한 방식으로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을 얻고, 이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출소 전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법정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고, 어디서도 따로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주지엔 가족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있으니 피해가 가지 않도록 취재를 자제해달라”고도 했다.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최근 이 대표 측이 선거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대장동 일당에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출소한 지난 21일 곧바로 대장동 공판에 출석해 “김씨가 보유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 대표 지분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한 2014년 지방선거 기간에 이 대표 측에 4억원 이상을 전달했다”고도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폭로 내용 중 적잖은 내용을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김씨의 발언 내용에 따라 대장동 수사기류가 급변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특히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은 김씨가 당사자인 만큼 그의 발언이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 보통주 지분(7%)의 약 30%를 가지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진술과 추가 증거 수집 등을 바탕으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 전 본부장이 김씨가 보유한 천화동인 1호 지분 49% 중 24.5%(세후 428억원)를 나눠 갖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줄곧 “천화동인 1호 지분은 모두 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발표 시점(2015년 2월)보다 수개월 앞서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 측 승인을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22억원의 확정이익만 제공하고 나머지 이익은 민간 업자들이 가져간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정황도 파악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성/최한종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