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주요 거점 봉쇄투쟁"…시멘트 물류 등 또 셧다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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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 일몰폐지' 요구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가 23일 열흘간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의료연대본부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이날 결의대회를 열어 총파업 시작을 알렸다. 24일 화물연대,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완성차업계 등 산업계는 대리기사를 모집하고 화물을 쌓아둘 장소를 구하는 등 ‘셧다운’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1월 24일부터 운송거부 나서
완성차업체 대책회의
대리기사 뽑고 야적장 물색
철도, 태업으로 운행 축소
25일 공공 비정규직 파업
30일엔 서울교통공사 가세
국토부·해수부 비상본부 가동
철도노조 태업으로 승차권 취소대란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4일 태업을 예고한 가운데 승차권이 취소되는 등 파업 첫날부터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황혜연 씨(30)는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기차표를 예매했는데 취소됐다”며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결혼식에 가지 못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24일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는 무궁화호(경부·호남·장항선) 새마을호(장항선) 관광열차(S-트레인) 등 8편이다. 25일부터는 10편이 운행 중단된다.24일 예정된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으로 시멘트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는 조합원 2만5000여 명이 운송 거부에 나서 각 산업 현장을 봉쇄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파업에 들어가면 비노조원 운송 차주의 운행을 방해하고 시멘트공장 출입로를 막아 운송을 마비시키는 전략을 써왔다. 시멘트는 시멘트 운반 트레일러(BCT)와 철도, 선박 등으로 운반되지만 선박은 수출용으로만 사용돼 화물연대가 BCT 운행을 막으면 사실상 전국의 시멘트 이동이 차단된다.시멘트업계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현재 업계에는 오봉역 사망 사고, 유연탄 등 제조원가 상승, 시멘트 가격 인상 협상 답보 등 악재가 쌓여 있다. 화물연대 파업까지 덮치면서 4분기 실적 하락은 명약관화하다는 말이 나온다. 시멘트업계는 올 3분기 실적이 악화했다. 쌍용C&E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61억원으로 47.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으로 71.8% 급감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파업 때마다 볼모로 잡히는 인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전국 건설현장이 ‘올스톱’되면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고 말했다.
야적장 마련에 대리기사까지 모집
완성차회사들도 화물연대 운송 거부에 대비해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운송 거부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는 차량 출고와 탁송이다. 승용차를 한꺼번에 옮기는 카캐리어 기사들이 운송 거부에 전면 참여하면 심각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차량 인도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공장에서 신차가 제때 빠져주지 않으면 공간이 부족해 생산 라인까지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기아는 차량 출고가 막힐 경우에 대비해 야적장(공터)을 알아보고 있다. 경기 화성 등지에서는 공터를 구하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광명 등은 공간이 많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임시방편으로 야적장에 신차를 쌓아놓는다고 해도, 이를 소비자에게 보내는 탁송도 문제다. 기아 관계자는 “카캐리어 운송 중단에 대비해 신차를 고객에게 배송할 대리기사를 모집하고 있다”며 “대리기사 모집이 원활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이 배송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전국 31개 무역항을 관리하는 해양수산부는 지난 6월 파업 당시 1주일 만에 부산항 장치율(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이 80%에 육박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해운물류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수송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하면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할 계획이다. 통상 장치율이 80%를 넘으면 물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장강호/곽용희/강경주/황정환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