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맞냐"…분양가보다 1억 빠진 입주권에 성남 아파트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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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전용 59㎡ 입주권 반토막
"증여성 매매" vs "단순한 오기" 현지서도 갑론을박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30일 입주를 앞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성남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금광1구역 재개발·5320가구) 전용 59㎡ 입주권이 지난 9일 3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시세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 입주권 급매물은 6억원대 초반까지 가격이 형성됐고, 통상적으론 7억원 내외였다. 지난 4일 거래된 7억500만원보다 2억5500만원 급락한 수준이다.
분양가보다도 낮다. '성남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이번에 거래된 면적대 최고 분양가는 4억6580만~4억7531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분양가와 비교해보면 1억4500만원 넘게 차이난다.

금광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3억3000만원이면 전셋값과 맞먹는 수준인데 가족 간의 거래, 즉 증여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 간의 거래가 아니라면 이 가격이 나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며 '오기입'을 주장하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도 있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고덕 그라시움' 전용 97㎡가 40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이전 신고가인 20억원의 2배 가격이었다. 결국 중개업소에서 잘못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광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셋값을 잘못 써넣은 것 아니겠느냐"며 "해당 가격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6억원 초반대 물건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수요자들이 줄을 섰는데 이런 가격의 매물이 나왔다면 소문이 나기도 전에 사가는 수요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한 번에 들어서는 데다 최근 정부가 성남시 중원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 있게 되면서다.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금광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대단지라 물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되면서 예상보다 더 많은 물량이 나왔다"며 "입주가 다가오면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셋값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4일) 기준 성남 중원구 집값은 0.92% 하락했다. 수정구(-0.63%), 분당구(-0.53%)에 비해 비교적 하락 폭이 크다. 중원구는 지난 5월 둘째 주(9일)부터 28주 연속 집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전셋값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중원구 전셋값은 11월 둘째 주 기준 1.2% 내려 전주(-1.06%)보다 0.14%포인트 낙폭을 더 키웠다. 중원구 전셋값은 지난 7월 둘째 주(11일) 이후 19주 연속 내림세다. 구도심에 속하는 중원구는 수정구와 분당구에 비해 집값과 전셋값 하락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경기)=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