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고소한 풍미 '라면왕김통깨' 출시 석달 만에 1500만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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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제품 기획에 직접 참여농심이 선보인 ‘라면왕김통깨’가 출시 석 달 만에 150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라면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출시된 신제품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500여명 대상 선호도 검증 거쳐
매출 100억 돌파…건면 열풍 불러
캐릭터 디자인해 마스코트 활용
○라면 애호가들 요구 반영
이 제품의 인기 비결로는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꼽힌다. 라면왕김통깨는 구운 김 플레이크와 볶음 참깨, 고추기름 조미유의 차별화한 고소함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수많은 온라인 후기에서는 “건면이라 쫄깃하면서도 잘 붇지 않고, 국물도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는 등의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라면왕김통깨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 기획에 참여해 출시까지 이어진 프로슈머 제품이다. 농심은 라면 마니아의 의견을 반영해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김을 소재로 한 라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농심은 평소 라면을 즐겨 먹는 18명의 ‘헤비 유저’와 함께 신제품 콘셉트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과 해물, 야채 육수 기반의 고소한 국물 라면인 김 라면 콘셉트가 제안됐다. 50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호도 검증 과정을 거치며 제품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한 농심은 즉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김 라면이라는 콘셉트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국물과 어우러졌을 때도 특유의 풍미와 감칠맛을 잃지 않도록 김 추출 분말을 개발해 수프에 포함했다. 김 토핑은 1.1g으로 넉넉하게 담아 면 위에 풍성하게 쌓이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했다.
○얼큰한 국물에 고소한 풍미
국물은 김 특유의 고소함을 강조하면서도 기존의 익숙한 요리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닌, 농심만의 새로운 맛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깊은 맛을 내는 소고기 베이스에 멸치, 대구 등 각종 해물과 야채 육수로 해조류인 김에 어울리는 시원한 국물을 개발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라면을 먹으며 기대하는 가장 큰 포인트는 얼큰함이라고 판단하고, 볶음 고춧가루와 하늘초로 칼칼함을 더했다.고소한 풍미를 내는 역할은 통깨와 조미유가 맡았다. 고추기름으로 만든 조미유를 더해 고소함을 한층 더 강화했다. 면은 건면으로 만들어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국물을 보다 깔끔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라면왕김통깨는 즐길 거리도 풍성한 제품이다. 패키지에 담긴 ‘김통깨’ 캐릭터와 ‘김통깨죽’ 레시피까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농심은 제품력은 물론 차별화한 스토리텔링으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제품명 라면왕김통깨는 핵심 소재인 김과 통깨를 캐릭터화한 것이다. 농심은 동명의 캐릭터를 디자인해 제품의 마스코트로 활용한다. 라면 맛집을 운영하며 라면왕을 꿈꾸는 청년 요리사라는 스토리를 입혔다.
농심은 가수 김종민을 모델로 한 광고를 통해 라면왕김통깨 알리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종민이 라면 맛집 사장 김통깨로 등장해 손님들에게 김과 통깨로 고소한 맛을 낸 라면왕김통깨를 소개한다는 내용이다. 농심 관계자는 “김종민 씨는 평소 ‘김종면’이라 불릴 정도로 라면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며 “이런 점이 라면왕을 꿈꾸는 캐릭터 김통깨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건면 열풍 이끄는 주역
라면왕김통깨의 인기는 건면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심의 올해 1~10월 누적 건면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780억원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8월 출시한 라면왕김통깨의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갓 데뷔전을 치른 신인이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이 같은 건면에 대한 인기는 저칼로리 식품에 대한 관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