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통해 채권 산 '엄지족' 개미들, 올해만 2조원 넘게 샀다

작년 대비 11배 증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개인의 채권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에서 온라인으로 매입한 채권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온라인으로 매수한 채권 규모를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작년 한 해 매수규모인 2000억원 대비 약 11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온라인 '채권 개미'들의 건당 투자금액은 '1000만원 이하'가 56%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4050세대가 전체 투자자의 5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050세대의 비중이 38%에 그쳐 2030세대(49%)보다 낮았던 것과 대비된다. 온라인 채권 매매 시스템이 편리해지면서 4050세대도 온라인에서 채권을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삼성증권 분석이다.

채권 개미들은 표면금리가 낮은 '저쿠폰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상위 10개 채권 중 9개가 2019년, 2020년에 발행된 저쿠폰 채권이었다.

금리 상승시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통상 만기가 길고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일수록 가격이 더욱 민감하게 움직인다. 채권 투자자들이 현재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일단락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후의 금리하락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채권투자 매수세가 급증한 것은 자산관리 관점에서 증권사를 이용하는 온라인 투자자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